벽화마을로 유명한 서울 종로 이화동에서 대형 벽화가 사라졌다. 벽화마을 중심에 있는 계단에 그려진 꽃 그림이 없어진 것이다. 벽화마을로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몰려드는데 불만을 품은 한 주민이 지난 15일 밤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페인트로 꽃을 그려 '꽃 계단'으로 불린 이 계단은 2013년 색색의 비정형 타일을 붙이는 개보수 작업을 해 새롭게 탄생한 계단벽화였다. 벽화마을 왼편에 있던 '물고기 계단' 그림도 지난 23일 밤에 페인트로 지워졌다. 앞서 이화동에서는 지난 15일 '꽃 계단' 벽화도 훼손됐다.


앞서 이화동 벽화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6년 추진한 공공미술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낙산 프로젝트'로 생겼다. 작품설치가 초기 재개발에 방해된다며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완성된 뒤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이화동 지역은 원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후 무산되고 서울시는 주택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는 재생사업을 제안했다. 이 사업은 한양 도성 주변 성곽마을 재생사업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재생사업계획 중 '꽃 계단'이 있는 중심지역만 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이 중심지역 거주 주민이 반발했다.

일반 거주지역이 되면 기존 주택이 카페나 다른 업태의 영업장소로 변경될 수 없다. 결국 상업지역이 된 벽화마을 주변과 달리 일반 거주지역 주민들은 주택 매매 등에서 경제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


한편 이에 대해 곽석권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주거환경정책팀장은 "현재 이화동 전체가 주거지역이며, 재생사업을 주민에게 제안하고 협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다"며 "재생 사업 추진은 주민이 원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본 계획안 자체로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중요한 것은 주민과 협의에 따라 용도 계획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벽화.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벽화.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