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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DB |
‘천덕꾸러기’, ‘악의 축’으로 비난받던 게임산업이 봄날을 맞았다. 펍지(PUBG)주식회사가 개발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등 새로운 성공신화가 쓰이고 게임 중독 방지 등 규제 투성이었던 게임관련 정책이 산업 육성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이전처럼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산업 육성방안과 게임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해 집중 질의하는 등 우리 사회의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다.
◆'악의 근원'서 '백마탄 왕자'로
한국 게임산업은 그간 괄시와 천대의 대명사였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게임규제인 ‘셧다운제’로 게이머들의 목을 졸랐고 게임을 도박·마약과 같은 중독물로 분류했다. PC온라인게임 결제액은 월 50만원으로 제한됐고 게임 출시 전 일종의 검열과 같은 사전심의제도 등 산업 전반에 깔린 규제는 수시로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자연스럽게 게임의 질과 산업의 규모는 바닥을 면치 못했고 변변한 히트작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변했다.
지난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국정감사장에서 강만석 한콘진 원장 직무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게임분야를 별도 본부로 격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게임산업진흥원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등 정치권에서도 “1800만장 판매를 달성한 배틀그라운드의 기록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 신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과거 국감에서 중독성, 사행성이 단골 메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대표선수를 파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게임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길부 바른정당 의원도 “한콘진은 게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게임산업진흥원과 같은 게임을 육성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악이던 게임이 수출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게임산업이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의 흐름을 타고 재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악의 근원'서 '백마탄 왕자'로
한국 게임산업은 그간 괄시와 천대의 대명사였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게임규제인 ‘셧다운제’로 게이머들의 목을 졸랐고 게임을 도박·마약과 같은 중독물로 분류했다. PC온라인게임 결제액은 월 50만원으로 제한됐고 게임 출시 전 일종의 검열과 같은 사전심의제도 등 산업 전반에 깔린 규제는 수시로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자연스럽게 게임의 질과 산업의 규모는 바닥을 면치 못했고 변변한 히트작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변했다.
지난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국정감사장에서 강만석 한콘진 원장 직무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게임분야를 별도 본부로 격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게임산업진흥원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등 정치권에서도 “1800만장 판매를 달성한 배틀그라운드의 기록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 신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과거 국감에서 중독성, 사행성이 단골 메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대표선수를 파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게임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길부 바른정당 의원도 “한콘진은 게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게임산업진흥원과 같은 게임을 육성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악이던 게임이 수출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게임산업이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의 흐름을 타고 재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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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블루홀 |
◆악조건 속 폭풍성장
이처럼 극적인 변화를 맞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산업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재인식이다. 해외시장조사사이트 뉴주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861억달러(약 96조7936억원)로 추정된다. 한국의 올 2분기 게임수출액은 950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5~6%”라며 “바꿔 말하면 아직 글로벌 게임시장에는 애플·삼성 같은 절대강자가 없고 그만큼 먹을 수 있는 파이가 큰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주식회사의 배틀로얄게임 배틀그라운드가 대박을 쳤다. 지난 3월 테스트판인 얼리억세스 버전으로 선보인 배틀그라운드는 7개월 만에 1800만장 판매, 동시접속자 220만명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배틀그라운드 1장의 가격이 3만2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전히 게임만으로 576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 한 종사자는 “그간 한국게임은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보기좋게 깬 게임”이라며 “비슷한 게임과 천편일률적인 IP 우려먹기로 얼룩진 한국 게임산업이 이번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계기로 일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올해 게임업계는 각종 규제와 더불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해외에서 괄목할 수준의 성과를 올렸다. 시장조사기관인 수퍼데이터리서치가 8월 공개한 세계 PC온라인게임 매출 순위에 따르면 넥슨의 횡스크롤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FPS게임 크로스파이어,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각각 3, 4, 5위에 올랐다.
모바일게임에서도 강세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올 3분기 전세계 양대 마켓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앱으로 등극했다. 리니지M은 7월 70억원, 8월 60억원, 9월 50억원의 일평균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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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실수 반복해선 안돼
악전고투 속 성장을 이어가던 게임업계에 정부의 지원 소식이 들리자 관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게임전문기관이 생기면 산업발전과 생태계 구축에 정부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은 문화콘텐츠 수출액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할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며 “국내 게임산업이 최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그간의 실수와 악습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았다. 게임산업의 이해도와 진흥 의지가 낮고 규제의 장단점을 모르는 사람들이 게임산업의 키를 쥐게 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게임사에서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형게임사를 제외하고 중소게임사에게 생명선을 달아준 꼴”이라면서도 “게임산업 진흥이 왜 필요한지, 중소게임사들이 왜 문을 닫고 있는지 잘 이해하는 인물이 게임산업의 핸들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2호(2017년 11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