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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 강준석 블랙야크 상무, 양지해 엠티콜렉션 대표, 박이라 세정과미래 대표 |
◆새 비즈니스 모델 ‘제2의 전성기’
최근 국내 패션중견기업 2세 경영인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대표주자는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이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장남인 윤 사장은 아재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휠라를 환골탈태시킨 주인공이다. 휠라가 반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지난 3월 단독대표로 올라섰다.
그는 휠라의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2016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시스템을 구축, 본격적인 리브랜딩을 주도했다. 홀세일, 신발 R&D 등을 센터에서 주도하며 성과와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휠라의 부활을 가져온 코트디럭스 슈즈도 그의 주도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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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_밀라노패션위크_ |
그 결과 휠라는 지난해 연결 기준 1741.1%나 오른 2179억원의 영업이익, 161.6% 증가한 2조530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한 6144억원, 영업이익은 51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1년 550억, 2016년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성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사장은 휠라USA를 3년 만에 턴어라운드 시키고 2015년 매출 규모를 인수 전 대비 10배나 끌어올렸다”며 “내부적으로도 재무부터 마케팅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장남인 강준석 상무도 글로벌형 2세로 두각을 나타낸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2009년 블랙야크에 입사해 매장 근무부터 시작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내수영업팀, 상품기획부, 소싱팀, 글로벌팀 등에서 실무 능력을 쌓았고 이후 글로벌사업본부를 맡아 ‘나우’를 론칭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너 3세인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한승우 브랜드전략 본부장도 밀레의 온라인사업과 해외개척, 신규라인 확장 등 성장성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협업 프로젝트 ‘밀레 랩’ 전개를 시작, 패션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디자이너와 협업해 상품개발에 나서는 등 새 바람몰이에 한창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루이까또즈, 남성 편집숍 루이스클럽을 전개하는 태진인터내셔날의 전상우 경영지원본부이사도 올 4월 대표이사가 됐다. 전용준 회장의 장남인 전 대표는 두우컨설팅과 아주IB투자를 거쳐 2012년 태진인터내셔날 경영기획팀에 입사했다.
그는 다양한 투자 비즈니스를 실행했던 경험을 살려 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투자법인 LX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다각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등 비즈니스 다각화를 꾀하는 중이다.
◆ 새 성장동력 집중… 여성파워 '업'
여성파워도 강해지고 있다. 핸드백 ‘메트로시티’를 이끄는 엠티콜렉션의 양지해 대표는 20대 중반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젊은 감각과 빠른 추진력으로 F&B(카페 미미미, 키친 미미미) 진출 등 사업다각화에 집중한다. 그 결과 회사 외형을 2000억원 가까이 성장시켰다.
국내 성장에 이어 해외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거리에 ‘메트로시티 라운지’와 콜렉티드 카페 ‘미미미’를 복합 구성한 글로벌 1호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고 일본다카시야마신주쿠, 미츠코시 니혼바시, 한큐오사카, 오다큐신주쿠 등 유명 백화점 및 콜렉트 스토어에 매장을 입점시켰다.
세정그룹의 박순호 회장의 딸 박이라 세정과미래 대표 역시 새 성장 동력 마련에 집중한다. 박 대표는 ‘크리스크리스티’, ‘엔아이아이’(NII)의 첫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 기존 ‘인디안’에 신 유통 개념을 접목한 ‘웰메이드’ 를 잇따라 론칭했다.
또 키즈라인 전개에 집중한 스몰 브랜드 ‘ㅋㅋㅋ’(크크크), ‘유어스타일리스트’ 등 온라인 비즈니스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그의 지휘 아래 세정과미래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14억원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도전정신으로 회사를 일궈온 부모세대와 달리 2~3세대는 이미 갖춰진 기반 위에서 기업 가치를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면서 “성과는 차치하고라도 기존의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에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 별도법인 운영, 조용히 경영수업 받기도
이들 외에도 다르게 경영수업을 받는 2·3세 경영인들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영원무역의 창업주인 성기학 영원무역홀딩스 회장의 차녀 성래은 사장이 있다. 그는 2016년 3월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전면에 나왔지만 내실화에 집중하면서 조용한 경영행보를 이어간다.
유아동 전문 패션그룹 해피랜드 창업주인 임용빈 회장의 장남 임남희씨도 지난 2014년 해피랜드 F&C 전무로 승진한 뒤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별도법인인 해피랜드 F&B를 이끌며 탭플레이커피 사업으로 현장경험을 익히고 있지만 본업과 관련해서는 대외적인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