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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뗑킴, 마르디메르크디, 젠틀몬스터, 무신사 등 다양한 K패션 브랜드가 일본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K패션에 대한 일본 MZ세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 특히 일본, 중국 관광객은 한국 여행에서 쇼핑을 필수로 꼽으면서 K패션의 일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K패션 브랜드를 일본 시장 주력 브랜드로 보긴 어렵다.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브랜드가 늘었지만 오프라인 매장 수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K패션 브랜드는 일본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 여행 가면 꼭 가보라고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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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마뗑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한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 방문 계기에 대해 "엄마와의 한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볼 곳을 찾아봤는데 쇼핑하기 좋다며 꼭 가보라고 추천받았다"며 "주변 지인, 유튜브, SNS에서 해당 매장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원래 K패션 브랜드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K팝 가수들이 입은 걸 보고 찾아본 적 있다"며 "근데 한국 브랜드였다는 건 여행 코스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마뗑킴 도산공원 플래그십스토어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비중에 대해 "중국인 고객이 60%, 일본인 고객이 30%, 한국인 고객이 10% 정도"라며 "여행하러 온 관광객분들이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한국관광 데이터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제일 많이 찾은 관광객 국적은 중국(278만명)이다. 이어 2위 일본(205만명), 3위 타이완(93만명) 순이다. 중국인이 방한 관광객 1위인 만큼 국내 패션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방문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해정 성신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K패션 브랜드가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에 대해 "K콘텐츠 확산에 따른 연쇄 소비 효과"라며 "K팝 아이돌이 착용하는 패션을 따라 입는 것을 넘어 K 스타일을 신선하고 쿨하게 받아들여 감성으로 소비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K패션 브랜드는 합리적 가격과 감각적인 디자인, 젠더리스·미니멀리즘·트렌디함을 잘 결합해 일본 Z세대 감성과 맞닿아 있다"며 "마뗑킴, 제너럴 아이디어, 유즈 등 브랜드는 고유의 감성과 함께 SNS 기반 마케팅을 통해 일본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은 전통적인 일본 로컬 브랜드와는 다른 역동성과 속도감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진출한 K패션 브랜드, 인기 지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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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올 4분기 해외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일본을 시작으로 여러 아시아 국가에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무신사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내년 1분기 기준 전체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에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진출하며 점차 영향력을 발휘 중인 K패션 브랜드가 앞으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해정 교수는 일본에서의 K패션 브랜드 인기 지속 가능성에 대해 "여러 복합적 변수와 도전 과제가 따른다고 생각한다"며 "K 콘텐츠 영향력이 쇠퇴하거나 패션과 연결되는 방식이 약화되면 소비 트렌드도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콘텐츠 부가효과에 기대기보다 브랜드 자체가 좋은 품질과 적정 가격, 현지 체형에 맞춘 패턴과 디자인, 브랜드 철학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희순 상명대 의류학과 교수는 "심리적인 면에서 가깝고 거리적인 측면에서도 인접한 일본 시장은 한국 유통업계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따라서 K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디지털 경험이 강화되고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한국 제품에 대한 온라인 역직구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일본에서 K패션 브랜드 인기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다음 K패션 브랜드 진출 가능성 있는 곳은 어디?
중국, 일본에 이어 K패션 브랜드 진출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어디일까. 양 교수는 여러 나라 중에서도 동남아 지역을 꼽았다.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패션 브랜드 선호도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2위"라며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김해정 교수는 K패션 유망 시장으로 중동 지역을 꼽았다. 김 교수는 "특히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중동 지역은 여러 측면에서 높은 확장 가능성과 전략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동 지역은 K드라마,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며 K-패션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하고 있다"며 "히잡 문화로 외면은 가릴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심리가 존재해 화려하고 개성 있는 K패션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은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 중심으로 K패션 수요가 존재하지만 자칫 특정 인종 옷이라는 프레이밍에 갇힐 수 있다"며 "브랜드 국제화가 아니라 편중된 민족화로 비칠 위험이 있어 오히려 확장성 측면에선 중동 지역이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