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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안큐바이오 회의 모습. /사진제공=라디안큐바이오 |
질병 진단의 95%가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 때 혈액은 원심분리기 등으로 백혈구를 분리·용해하는 세포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셀큐브는 이 전처리를 5분 내로 할 수 있는 장비다. 검사실이 없는 곳 혹은 응급상황일 경우 질병 진단에 필요한 혈액 전처리를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다.
김범기 대표는 “혈액 전처리가 가능한 현존 장비들은 50억~100억원에 달하며 고가의 시약과 기술력을 갖춘 연구인력 등을 확보해야 운영이 가능하다. 남미와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대륙과 같은 곳에서는 여력이 되지 않는 국가가 많다”며 “특히 전염병이 많이 발생해 빠른 진단이 요구될 경우 현장에서 혈액을 의료기관으로 보낼 때 오염이나 변질 문제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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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안큐바이오 셀큐브. /사진제공=라디안큐바이오 |
김 대표는 “일회용 키트로 바이오마커를 빨리 찾을 수 있어 현장진단이 필요한 각종 모기전염병과 에이즈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들의 수요가 높다”며 “차후 혈액에서 암세포까지 분리해 내서 DNA 변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쪽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 1월에는 인도와 112억원에 달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100억원대 계약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총 40여개국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도 전처리 기술을 인정 공동개발을 제안한 상태다. FDA 제품 등록 및 조달시장 진출 등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혈액을 통한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전처리 기술로는 독보적인 차별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디안큐바이오의 전신은 생산현장에서 사용되는 계측기 전문업체인 라디안이다. 이후 자동제세동기(AED)사업에 주력하던 라디안은 자회사인 큐바이오센스와의 합병을 통해 바이오분야로 진출했고 현재는 항암제 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김범기 대표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예상치 못한 경쟁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새로운 변화의 파도를 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바이오헬스케어는 우리나라에는 반도체 다음의 먹거리다. 이것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엄청난 투자를 통해 R&D를 지원한 수많은 원천기술들이 서류 안에서만 썩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발굴해 상용화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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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기 라디안큐바이오 대표. /사진제공=라디안큐바이오 |
김 대표 표현으로는 라디안은 ‘한 번 죽었던 기업’이다. 2014년 AED 사업 진행 당시 제품 허가가 나지 않아 부도 위기에 몰렸다. 직원들의 우리사주 투자로 인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대표는 당시 “3개월이면 망할 곳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었다. 지금은 100억원의 투자를 받는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성과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한국도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도 제2의 삼성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으며 라디안큐바이오가 또한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기업으로써 매출 성장 뿐 아니라 사회적인 선순환에 일조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바이오 분야 위상을 더욱 높이고 싶다는 게 김범기 대표의 포부다.
김 대표는 “혈액이 몸 구석구석 돌아야 살 수 있듯이 회사의 이익은 직원들에게 돌아가고, 장기적으로 사회에도 환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철학을 가진 기업이 될 것”이라며 “잠재적 가치를 지닌 기술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