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 효심 서린 '마지막 작품'
![]() |
인천 옹진군 백령도 두무진포구가 선명한 가을빛을 뽐내고 있다. 방파제 너머 북한의 황해도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백령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약 190㎞ 떨어져 있다. 북한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 바다 건너 10㎞ 거리에는 북한의 황해도(용연군·옹진군)다. 때문에 뭍과 연결되는 유일한 뱃길(인천연안여객터미널-용기포항)은 약 220㎞를 돈다.
◆두 바퀴로 만나는 백령도의 속살
![]() |
백령도 사곶해변과 낙조. /사진=박정웅 기자 |
이른 오전,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나선 고속페리는 점심 전후에 백령도(용기포항)에 도착한다. 하루 세번 고속페리가 백령도를 오간다. 이 중 차도선을 겸한 페리는 자전거 화물운송료(편도 기준, 대당 1만원)를 받지 않는다. 여행 전 선사에 확인하는 게 좋다.
![]() |
백령도 으뜸 절경인 두무진의 기암. /사진=박정웅 기자 |
백령도가 큰 섬임은 자전거로 돌아보면 안다. 용기포항을 기점으로 백령로와 백령남로 등을 이용해 섬을 한바퀴 돌면 4시간가량 걸린다. 코스는 전체 약 50㎞인데 라이딩 시간은 넉넉히 잡는 게 좋다. 섬의 지형 상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고 명소를 드나들어야 해서다.
![]() |
고봉포구의 사자바위. /사진=박정웅 기자 |
◆사곶해변이 한눈에, 끝섬전망대의 조망
![]() |
끝섬전망대서 본 용기포항과 사곶해변. 오른쪽으론 담수호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그렇지만 끝섬전망대를 오르지 않고서는 백령도 여행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발 아래 용기포항을 시작으로 사곶해변 전망이 드넓게 펼쳐진다. 사곶해변의 드넓음은 해변에서 보다는 이곳에서 보는 게 제멋이다.
![]() |
화동염전과 석양. /사진=박정웅 기자 |
전망대에서 만난 군 관계자로 보이는 이는 백령도의 유일한 360도 파노라마뷰를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백령도의 대부분의 산 정상부는 출입제한 구역인데 반해 용기원산은 그렇지 않다는 것. 또 용기원산은 두번째 높은 산이어서 사곶해변, 담수호, 황해도 등 백령도의 동서남북을 조망하는 유일한 포인트라는 것이다.
◆젊은 해병의 섬, 유명 프랜차이즈도 입점
![]() |
백령도에 핀 고들빼기꽃. /사진=박정웅 기자 |
이 같은 분위기는 면소재지(진촌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명 브랜드의 햄버거와 커피 프랜차이즈가 눈에 띈다. 군침 도는 햄버거에 향긋한 아메리카노라니…. 섬에서는 매우 낯선 풍경이다. 덕분에 면소재지에는 깔끔한 편의시설이 있다. 또 까나리(볶음, 액젓), 전복, 돌미역, 해삼, 꽃게, 흑염소 등 섬 특산물을 내놓는 음식점도 수두룩하다.
![]() |
심청각. 심청상 뒤로 북한 황해도를 바라보는 탐방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
심청각을 내려와 백령초교 왼쪽 소로로 북서쪽 방향을 잡으면 고봉포구다. 이곳엔 바다를 향해 포효하는 듯한 사자바위를 만날 수 있다. 포구를 나와 서쪽 관창길로 자전거를 돌리면 어릿골해안과 사항포구가 이어진다. 합세한 두무진로를 올라타면 백령도의 절경인 두무진에 다다른다.
◆백령도 으뜸 절경, 기암 펼쳐진 ‘두무진’
![]() |
두무진의 기암. /사진=박정웅 기자 |
오솔길을 10여분 오르면 백령도의 으뜸 절경에 탄성이 절로 쏟아진다. 백령도 북서쪽의 아찔한 벼랑 끝에 서면 오금이 저린다. 두무진은 높이 50여m 내외의 규암절벽으로, 백령대청지질공원을 대표한다.
![]() |
바다에 솟은 두무진 형제바위. /사진=박정웅 기자 |
형제바위가 있는 해식애 쪽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두무진의 진면목을 절감할 수 있다. 카메라 앵글에 담을 수 없는 거대한 직벽을 마주한다. 또한 몽돌 사이에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오랜 시간 발이 묶인다.
◆백사장 라이딩, 천연비행장 사곶해변
![]() |
천안함위령탑과 추념하는 탐방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
중화동교회는 언덕 위의 본당과 아래의 기독교역사관으로 구성된다. 본당으로 오르는 계단 오른편에는 수명을 다한 무궁화나무가 앙상하게 서 있다. 천연기념물 제521호인 연화리 무궁화로 교회 역사만큼이나 백령도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순수 재래종 중 가장 크고 오래된 가치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하지만 태풍과 노령으로 고사해 기념물 해제를 앞두고 있다.
![]() |
콩돌해변. /사진=박정웅 기자 |
사곶해변은 자타공인 백령도의 명물이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정도로 가는 모래가 단단해 한국전쟁 당시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해변과 더불어 세상에서 단 두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사곶해변과 멀지 않은 곳에 냉면 맛집이 있다. 이곳서 용기포항까지는 자전거로 10분정도면 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