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이 개별여행 천국… 조명하 의사의 순국현장
원데이투어로 완성되는 ‘예스폭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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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예류 지질공원 전경. /사진=박정웅 기자 |
실제 대만은 일본여행 보이콧 전에도 인기여행지로 기지개를 폈다. 타이베이나 가오슝 등 주요도시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데다 인터넷 환경이 좋아 개별여행객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깔끔한 먹거리에서부터 디테일한 여행 콘텐츠까지, 특히 젊은 여성 여행객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두근두근 타이완, 둘러볼 데 많은 타이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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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는 일제강점기 축조된 건물이 많다. /사진=박정웅 기자 |
또 타이베이 전통과 우리 민족의 아픔을 느낄 곳도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지하철 노선만 잘 활용하면 타이베이 명소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대표적인 역은 시먼(西門·3호선)과 동먼(東門·2호선)역이다. 철도 중앙역인 타이베이기차역을 중심으로 놓고 보면 지하철 노선망은 사통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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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듬뿍 넣은 우육면. /사진=박정웅 기자 |
시먼띵은 닝샤나 랴오닝제처럼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야시장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늦은 오후면 곳곳이 먹거리 천국으로 변신해 거리를 거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내 예능 여행프로그램이 소개한 곱창국수, 흑당버블티 등 각종 요깃거리가 여행객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다양한 버스킹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시먼띵 여행의 백미다.
◆전화(戰禍) 피한 관세음보살, 도심사찰 룽산쓰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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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상 본전을 호위하는 듯한 용상이 인상적인 룽산쓰. /사진=박정웅 기자 |
룽산쓰의 분위기를 익혔다면 이젠 건축미를 훑을 차례다. 이 사찰은 건립 당시 못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붕에는 생동감 있게 제작된 목조 용상이 사찰을 호위하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용상을 비롯해 벽과 마루, 천장에 장식된 섬세한 조각들에 시선이 고정된다. 우리의 산사처럼 불교, 도교, 토속신앙이 어우러졌다. 차이가 있다면 도심 한복판 한곳에 다양한 종교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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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시제야시장. /사진=박정웅 기자 |
룽산쓰와 화시제야시장은 시먼역보다 5호선 룽산쓰역에서 보다 가깝다. 시먼의 상권 구경에 관심이 없다면 서쪽 딴쉐이허(淡水河) 강변 산책로를 찾아도 좋다. 한강처럼 공원과 산책로, 자전거 전용도로 등 편의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 자전거도로는 세계적인 자전거 생산국답게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다.
◆융캉제, 조명하 의사 순국한 타이베이형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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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하 의사가 순국한 타이베이형무소의 유일한 흔적인 외벽. /사진=박정웅 기자 |
‘핫플’에서 시선을 서쪽으로 한 블록 옮기면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가 있다. 조명하(1905~1928) 의사가 순국한 타이베이형무소 터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해외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한 TV 프로그램이 이곳을 찾았다. 그럼에도 이 자리를 찾는 한국인은 드물다.
조 의사는 대만에서 일제강점기 일왕 히로히토의 장인이자 육군대장인 구니노미야를 처단했다. 1924년 5월 타이중에서 독을 묻힌 비수를 던져 구니노미야를 단죄했다. 비수를 맞은 그는 독이 온몸에 퍼져 1929년 1월 숨졌다. 타국에서 혈혈단신으로 일제를 응징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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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타이베이형무소 터는 공사가 한창이다. 타이베이형무소 터임을 가리키는 안내판. /사진=박정웅 기자 |
타이베이 형무소의 유일한 흔적은 외벽(북벽) 말고는 없다. 이 벽에는 대만 입장에 선 고적(古蹟) 안내판이 유일하다. 그 안에는 미군 수감 기록만 있을 뿐 조 의사 내용은 없다. 우리 정부가 별도 제작한 안내문은 찾아볼 수 없다. 조 의사는 청년공원 인근의 타이베이 한국학교에서 만날 수 있다. 1978년 타이베이 한국학교는 조 의사의 흉상을 세워 그의 큰 뜻을 기렸다. 관(官)보다 적극적인 민(民)을 이곳에서도 확인한다.
◆타이베이 북부여행, 예스폭진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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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 지질공원의 버섯바위. 이 공원의 상징인 왕비바위(가운데)에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
베이관 국가풍경구의 예류는 기암과 온천으로 유명한 여행도시다. 특히 희귀한 모양의 바위들이 해안에 모여 있는 예류지질공원은 대만여행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이곳 기암은 화산이 기존 사암을 덧씌운 것으로, 대부분 버섯 모양을 띈다. 바위 아래의 사암층은 바람과 파도에 침식돼 버섯 기둥 형태를 보인다. 또 이 사암을 덧씌운 화산암은 버섯갓(균모)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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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의 천등 날리기. /사진=박정웅 기자 |
진과스와 지우펀은 한짝이다. 진과스는 한때 금광도시로 번창했으며 진과스의 배후마을이 지우펀이다. 폐광 이후 지금은 산악지대의 여행지로 탈바꿈했다. 진과스의 명물은 폐금광보다는 국내 방송이 조명한 광부도시락이다. 도시락은 막장 상황을 고려한 채소를 곁들인 닭구이덮밥쯤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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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의 홍등. /사진=박정웅 기자 |
타이베이여행 계획은 한국에서 준비해도 충분하다. 온라인여행사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프로그램이 많아서다. 충전식 지하철 선불카드, 인터넷 유심, 식사 예약, 액티비티 체험권, 원데이투어 이용권 등을 눈여겨보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624호(2019년 12월24일~12월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