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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23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
이수영 회장, 카이스트에 총 766억원 기부
… 왜?지난 23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 학술문화관에서는 이 회장의 재산 676억원을 기부하는 약정식이 열렸다. 지금까지 그가 카이스트에 기부한 금액은 무려 총 766억원이다.
이날 약정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과학을 잘 모른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과학의 힘이 얼마나 큰 줄은 안다"며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과학 기술 인재를 키워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8년 출간한 자서전 ‘왜 KAIST에 기부했습니까?’에서도 자신의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나에게는 피땀인 재산을 내놓았다"고 강조하며 "카이스트가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귀하게 써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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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23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에 앞서 본관 로비에 마련된 기부자 기념홀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뉴스1 |
이수영 회장은 누구인가
기부금은 이 회장이 평생 스스로 일궈온 재산이다. 이 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평범한 가정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당시 여성이 지원을 받기 어려운 사회적 상황에도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법대에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 회장은 1963년 기자로 사회에 진출, 서울신문에서 시작해 한국경제신문과 서울경제신문을 거쳤다. 1971년에는 언론인 특별취재상을 받기도 했지만 1980년 신군부 언론탄압 시기 해직됐다.
결국 그는 평소 관리하던 주말농장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확대했다. 돼지 2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1000마리로 늘어났다.
결국 그는 평소 관리하던 주말농장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확대했다. 돼지 2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1000마리로 늘어났다.
목축업으로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부를 일군 것은 모래 채취 사업에서였다. 특히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의 사업은 더욱 확장됐다. 미국 현지에 연방정부가 세들어 있는 빌딩을 매입해 '건물주'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이수영 기부에 남편 김창홍 '독려'… 카이스트 "경의 표한다"
거액 기부의 배경엔 남편의 독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신으로 살아 온 이 회장은 2년 전 81세 나이로 지금의 남편인 김창홍 변호사를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동창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작년 9월 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서 최근 건강이 나빠져서 계속 누워있으니까 남편이 '그 돈 언제 기부할거냐'라고 물을 정도로 내 결정을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구지검 지청장을 지냈다.
기부금은 '싱귤래러티(Singularity·특이점) 교수 제도'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는 10년간 외부 간섭 없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제도다. 카이스트는 이 제도를 통해 국내 연구진의 노벨상 수상까지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