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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겸 배우 배정남의 가족사가 공개됐다./사진=SBS 제공 |
이날 배정남은 임원희와 함께 돌아가신 차순남 할머니를 모신 경남 의령의 한 사찰을 찾았다. 지난 2018년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배정남과 어린 시절 그를 엄마처럼 보살펴준 하숙집 주인, 차순남 할머니의 20년 만의 재회가 소개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배정남은 갑작스럽게 차순남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배정남은 직접 고른 국화꽃과 좋아하셨던 한과, 슬리퍼만 신으셨던 할머니를 위해 신발을 준비했다. 배정남은 "할머니가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 몰랐다. 조금은 더 사실 줄 알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손주까지 보고 돌아가시라고 했는데"라며 "전에도 여기 왔다 가니까 마음이 편하더라. 마음이 든든해지고 그렇더라"라고 말하며 할머니를 그리워했다. 임원희는 배정남을 위해 조용히 자리를 비워줬다.
배정남은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는데 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할머니 돌아가시고 두 분 다 돌아가셨다"라고 하자, 모벤져스는 "이제 정말 혼자구나"라며 안타까워했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워준 할머니의 영정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배정남은 "하늘에서 지켜봐주세요. 더 열심히 살고 있을게요"라고 이야기해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이후 배정남은 임원희에게 지금껏 마음속에만 묻어둔 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배정남은 할머니와 재회 후 자주 찾아뵙고 추억도 만들었다. "7년을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내 인생에서 제일 오래 같이 산 사람이다"라며 할머니와 추억을 회상했다.
할머니 집을 나와 혼자 기찻길 옆 단칸방에서 자취생활을 했다는 배정남은 짜장 라면이 주식이었다고.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6학년 때 신문배달을 했고, 공병도 많이 주워서 팔았다. 중학교때는 피자집 설거지, 고등학교때는 인력사무소를 찾았다"라며 어린 나이부터 생계를 꾸려야 했다고 고백했다.
늘 외로웠던 배정남은 "어린시절엔 이불 덮고 울기도 했다"면서 "혼자 자다가 무서운 꿈을 꾸고 내려가면 할머니가 꼭 안아주셨다"고 이야기해 뭉클함을 안겼다. 그러면서 "부잣집 보다 화목한 집이 제일 부러웠다"는 배정남은 "어린 나이에 '입양이나 됐으면 좋겠다' 생각도 했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특히 "중학교때 안 좋은 생각도 했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중학교 때 어머니가 진주에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보고싶은 마음에 친구랑 진주로 갔다.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못 나간다'고 하더라. 삶의 의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진짜 죽으려고 했다"면서 "진짜 죽으려고 했는데 그때 날 따라왔던 친구가 그러면 안 된다고 내 옆에 꼭 붙어 있었다.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지금이 없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생 때 어머니 소식을 다시 들었는데 같이 살던 아저씨가 부도를 내고 어머니한테 빚을 다 넘기고 도망갔다더라. 그때 좀 분노가 일더라. 차라리 잘 살지 싶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