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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씨와 함께 필리핀에서 채무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공범이 검거됐다. 사진은 필리핀에서 체포돼 송환된 조씨가 지난 2013년 11월 서울 마포구 경찰광역수사대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스1 |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에 연루된 조씨는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당시 그는 40억원대 금융대출 사기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였다.
경찰은 수사를 피해 필리핀으로 도주한 조씨가 돈을 갚지 않은 교민을 3시간 동안 권총으로 위협하고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2013년 11월 필리핀 카지노 건물에서 체포됐다. 경찰특공대와 유엔 마약범죄수사국 병력을 비롯해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버스 3대를 채울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씨는 송환 직전 필리핀 공항에서 현지 취재진의 카메라에 대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인도된 조씨는 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심에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의 불복으로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됐지만 6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범 이모씨(56)가 지난 11일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17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조씨가 회유해 2심 재판에서 법정 진술을 하지 않았다"는 피해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피해자의 진술이 앞으로 조씨의 상고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 계열 조폭 조직의 행동대장이었던 조씨는 1975년 1월 조직원들과 함께 서울 명동 사보이호텔을 찾아 당대 최고 조폭 조직으로 알려진 신상사파를 습격해 이름을 알렸다.
2심에서 무죄 판결로 풀려난 조씨는 채무자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범을 전혀 모른다"며 "차라리 공범이 잡힌 게 (무죄를 밝힐 기회라) 잘 됐다"고 토로했다.
조씨는 현재 선교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해 자신의 에티오피아 선교 활동을 다룬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00명 이상을 전도했다"며 "빈민을 구제하는 데 뜻을 함께한 분들과 아프리카로 나가 구제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