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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블라인드 글 적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잡히면 블라 탈퇴하냐?"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와 투표가 진행 중이다.

21일 오후 5시 현재 투표에는 이용자 총 122명이 참여했으며 '탈퇴할 것'(78명, 64%)이라는 응답이 '실명이라 생각하고 계속 이용한다'(44명, 36%)보다 많았다.


블라인드 이용자들은 경찰의 LH 직원 수사를 주목하고 있다. 블라인드가 자랑하는 익명성이 과연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보는 것이다.

앞서 LH의 한 직원이 블라인드에 "아니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해라"는 조롱성 글을 올려 LH 측에서 글 작성자를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블라인드 운영사 '팀블라인드' 한국지사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엉뚱한 사무실을 찾아가 결국 직원들이 다 퇴근한 뒤에 진짜 사무실에 도착하며 '허탕'을 쳤다.


팀블라인드는 "블라인드를 통째로 가져가도 작성자를 알 수 없다"며 익명성을 자신하고 있다.

팀블라인드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가입자가 그 회사에 재직하는 지를 인증할 때 이메일이나 IP 주소는 물론 가입자를 특정하거나 추정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서도 저희 서버에 남기지 않는다"고 했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블라인드는 2014년 대한항공의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땅콩회항 사건이 처음 알려지게 된 계기가 블라인드 게시글이기 때문이다.

팀블라인드는 2014년부터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로 옮긴 상태다. 2019년 연말 기준 한국 약 200만, 미국 약 50만 명의 직장인이 블라인드를 통해 직장생활의 애환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조롱 글을 작성한 LH 직원이 특정될 경우 블라인드를 탈퇴하겠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문제 될 행동을 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용자 L*****는 "당연히 도망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자 가*는 "잡히면 더 이상 블라할 이유 없다"고 했다.

한편 이용자 ye*****는 "난 그냥 (이용) 할 것"이라며 "딱히 회사 욕을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신고당할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용자 데****는 "수사기관 조사로 누군지 밝혀지면 블라인드 줄 탈퇴 및 파산, (수사) 무산 시 홍보 효과로 지금보다 더 높은 가입자 유치 가능"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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