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2.34포인트(1.2%) 내린 3060.51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2.34포인트(1.2%) 내린 3060.51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증권사에 주식매수 자금을 빌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주식 투자하는 현상)가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이 속속 신용공여 중단에 나섰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기준 개인 투자자의 신용 융자 잔액은 24조181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이달 13일 기준 25조471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이후 4거래일 연속 25조원대를 나타냈다. 

증권사들은 돈을 빌려주는 신용공여 한도가 차오르자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 측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지난 12일부터 신규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매도 담보대출은 가능하며 보유한 대출 잔고는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증권담보융자 신규 대출 및 약정을 일시 중단한 이후 재개한 바 있다.

신용공여는 증권을 담보로 현금을 빌려주는 증권담보대출과 증권사 돈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융자가 있다. 증권담보대출은 자금의 용처를 구애받지 않아 상환이 상대적으로 늦다. 이 때문에 증권사 중에는 증권담보대출을 우선 중단하고 이후에도 자기자본 한도가 차면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신용융자 증가는 향후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전망을 밝게 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 코스피 지수가 최근 2주새 200포인트 가량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매도하면서 레버리지 ETF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3000선에 가까워지자 추가 하락보다는 재반등에 베팅한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9일 이후 최근 2주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557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이 기간 개인 투자자 순매도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신용융자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치솟은 현 상황에서 자칫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개인 손실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개인이 손실을 보더라도 이자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만약 하락장이 펼쳐져 물리기 시작하면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