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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굿즈 판매 앱 '위버스샵'에서 방탄소년단(BTS)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사진=위버스샵 캡처 |
과거와 비교해 아이돌 굿즈는 다양해졌다. 응원도구 수준에서 가방, 옷 등 상품과 아이돌과 소통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이 가운데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교환·환불을 제한하고 배송이 계속 지연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아이돌 굿즈 관련 피해 상담은 총 145건이다. 피해 유형으로는 배송지연에 대한 피해가 53건(36.6%)으로 가장 많았다. 계약취소·반품·환급에 대한 피해 40건(27.6%), 제품불량·하자가 28건(19.3%) 등이 뒤를 이었다.
상담내용을 살펴보면 순차적 배송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이 정확한 배송일을 예측할 수 없고 배송상태가 제작사의 사정에 따라 자주 변동돼 배송지연이 발생한다는 피해가 많았다. 소비자가 구성품 누락을 이유로 교환을 받고자 했지만 제품개봉 영상이 없어 교환이 불가했다는 피해도 있었다.
팬사인회나 콘서트 응모권을 위해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소속사의 사정으로 인해 일정이 축소·취소돼 발생하는 피해도 접수됐다.
개봉 영상 찍어야만 환불 가능
주요 아이돌 굿즈 판매 사이트 8곳을 조사한 결과, 청약철회 규정 위반과 불충분한 배송정보, 교환 및 환불을 위한 개봉 영상 제출의무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관행이 관찰됐다.청약철회 기간을 판매기간으로 한정하거나 주문제작상품을 이유로 청약철회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송과 관련해서는 '제작사의 사정' 등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해 배송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의 누락·파손·불량에 대해서 교환 및 반품 처리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 개봉 영상을 촬영해 사업자로부터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정도의 하자가 있음을 입증하도록 하고 있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중에는 상품 개봉 영상을 촬영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반품을 거부당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아이돌 굿즈 시장의 소비자는 특정 개인·그룹에 대한 팬심이 소비의 동기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시장과 차별된다"며 "거래 과정에서 부당함이 있더라도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대체로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가 직접 품질의 하자나 상품의 누락에 대해서도 소비자가 입증하도록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하는데 업체들이 이러한 부분을 악용하고 있다"며 "관련기관에 판매자의 책임강화 등을 위한 제도개선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