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한글과컴퓨터(한컴)가 발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벌였지만 핵심 인물이었던 김상철 한컴 회장이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김 회장이 지난 2018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글과컴퓨터그룹 신사업 전략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가 한글과컴퓨터(한컴)가 발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벌였지만 핵심 인물이었던 김상철 한컴 회장이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김 회장이 지난 2018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글과컴퓨터그룹 신사업 전략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 의혹과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의 비자금 조성 논란을 조명했다. 아로와나 토큰의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김 회장이 증인 채택조차 되지 못하면서 진실 규명은 어려웠다는 평가다. 한컴 측 인사로 소환된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마저 관련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해 이날 국감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김 회장은 당시 아로와나 토큰 폭등 사태의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이번 국회 정무위에선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여야가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과 관련해 이정훈 빗썸 의장 등 빗썸 측 인물 출석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아로와나 토큰의 기술적 설계를 맡은 박 전 대표만 소환됐다.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양시동안구갑)실 관계자는 "당초 빗썸과 한컴에서 4~5명의 인물을 추렸으나 여야 협의 과정에서 이정훈 전 빗썸 의장 출석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무위 국감은 아로와나 토큰 사태의 핵심인 김 회장 없이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민병덕 의원은 국감에 출석한 박 전 대표에게 "아로와나 토큰의 기술 개발자이자 상장 담당자가 맞느냐"면서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과 김상철 회장의 비자금 조성 논란을 질문했다. 박 전 대표는 "비자금은 기사를 통해 알았다"며 "한컴그룹은 토큰을 한 개도 판 게 없다고 알고 있다"고 답변하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한컴이 발행에 관여한 아로와나 토큰 사업은 암호화폐 '폴라(POLA)' 토큰이 2020년 11월 상장 가격 대비 약 167배 상승(30원 상장, 최고가 5000원)하자, 김 회장이 이에 영감을 받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해 12월 블록체인 전문가 박진홍씨(국감 소환 인물)를 영입해 기술 자문까지 받았다.

아로와나 토큰은 지난해 4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하자마자 가격이 1075배(10만 7500%) 뛰며 5만3800원을 기록했다. 이후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세력에 의한 시세 조작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시을)실에 따르면 김 회장이 보유한 아로와나 토큰은 4.5억개로 추산된다. 해당 토큰의 가치가 당초 225억원(50원x4.5억개)이었지만 상장 당일 시가 총액이 24조2100억원(5만3800원x4.5억개)으로 치솟으면서 김 회장이 수 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봤다는 시각도 있다.

양기대 의원실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상장한 뒤 30분 만에 가격이 1075배 폭등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누군가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토큰 발행사 '아로와나재단'(전 아로와나테크) 관계자는 "아로와나 토큰은 상장 당시 에어드랍으로 유통시킨 150만개, 위탁판매사에 지급된 850만개 외에는 지갑에 그대로 있었고 재단에서 유통한 물량이 없었기 때문에 '가격이 폭등했으니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로와나 토큰 발행 등과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녹취록에는 아로와나 토큰 실소유주를 김 회장으로 하는 이면계약이 있었고, 김 회장이 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회장이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박 전 대표와 상의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관련 의혹들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