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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의 새 장을 열었다. AI가 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 목소리 연기로 주연 배우와 합을 맞추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역시 AI 음악창작 기술로 만든다.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공동 제작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오디오 드라마는 지니뮤직이 지난해 9월 밀리의서재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양사가 손을 잡고 제작했다. 지니뮤직은 KT그룹의 콘텐츠 계열사다.
해당 드라마는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전자책의 동명 소설이 기반이다. 원작은 지난해 밀리의서재에서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공개됐다. 이후 종이책으로 출간돼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업계 최초로 AI가 주인공으로서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는 점이다. 주연배우를 포함한 총 19명의 출연진 중 8명의 배역을 AI 보이스가 맡았다. 서점 손님 역으로 등장하는 인물 7명도 AI 음성이다. 실제 녹음 현장에선 사람이 AI 배역의 대사를 읊어서 '리액션(반응)'을 하는 식으로 배우들의 녹음을 지원한다. 지니뮤직은 AI가 이 같은 대사를 AI 배우로 구현해 다른 출연진 목소리와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추후 AI 배우만의 오디오북도 가능하다면 제작비가 절감되고 콘텐츠 제작기간도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AI 음악창작 기술도 주목된다. OST는 가수 테이가 부른 '같은 베개'를 편곡해 만들었다. 편곡은 지니뮤직이 최근 인수한 AI 스타트업 '주스'의 기술이 적용됐다.
KT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KT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니뮤직은 주스와 AI 음악창작 기술을 고도화하고 원곡을 보유한 기획사들과 힘을 모아 새로운 형식의 리메이크 음원을 만들 계획이다. 드라마 OST, 예능 배경음악(BGM), 경연 프로그램 출전곡 제작, 메타버스 음악창작 등도 모색한다.
KT는 밀리의서재가 발굴한 독서 콘텐츠와 지니뮤직의 오디오 기술 접목해 오디오북·오디오드라마·챗북 등 2차 콘텐츠 제작도 확대한다. 마치 라디오를 듣는 것 같은 편안한 콘텐츠를 만들어 플랫폼 청취율을 높이고 콘텐츠-플랫폼 소비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김태형 밀리의서재 콘텐츠사업본부장은 "구독자에게 큰 호응을 얻는 독서 콘텐츠를 발굴해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밀리의서재가 책 기반 2차 콘텐츠를 선보이며 독서 인구를 확장해온 만큼 앞으로도 KT 미디어 밸류체인 내 협업을 통해 독서 콘텐츠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