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올리브영N 성수 매장이 외국인들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올리브영N 성수 외관./사진=김다정 기자

"서울역에도 이런 대형 매장이 생기면 좋겠어요"

지난 2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 성수(N 성수) 매장에는 곳곳을 누비며 제품을 고르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필리핀에서 온 찰스 마리아노씨(29)는 "성수 매장이 팝업도 많이 열리고 커서 좋다"며 "공항철도, KTX가 모두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좋은 서울역 인근에도 대형 매장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장품을 구경하고 있던 싱가포르인 루안씨(21·여)도 "성수 매장에 사람이 많아서 복잡하다"며 "외국인이 많은 서울역에 큰 매장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2의 N 성수 어디 생기나요?"

서울역 올리브영 매장서도 N 성수처럼 큰 규모의 혁신 매장이 필요하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사진=김다정 기자

서울시 중구 서울역 지하 1층에는 올리브영이 입점해 있으나 작은 규모로 관광객들에겐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 3일 서울역 매장에서 만난 일본인 카리노씨(20·여)는 "오늘이 한국 여행 마지막 날이라 떠나기 전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매장이 작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올리브영 매장은 ▲혁신 매장 ▲타운 매장 ▲특화 매장 ▲표준 매장으로 오프라인 스토어를 구별하고 있다. 서울역 매장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표준 매장이다.

혁신 매장은 현재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N 성수 매장이 유일하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N 성수 매장은 테스트베드 성격의 매장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전략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곳"이라며 "핵심적인 기능들을 먼저 테스트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체험형 뷰티 서비스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운 매장은 홍대, 강남 등 약 20개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지역의 랜드마크 입지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화 매장은 지역 특색을 담아낸 디자인 특화 매장과 타깃 고객들이 원하는 카테고리를 확장 플레이하는 MD 특화로 나뉜다. 남성 특화 매장인 홍대 놀이터점이 그 예시다.

"체험과 서비스, N 성수에서만 가능해요"

N성수 매장은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서비스와 이벤트를 제공한다. 사진은 산리오 협업 이벤트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모습./사진=김다정 기자

지난해 11월 문을 연 N 성수 매장은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K뷰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 매장 전체 매출의 약 80%가 외국인 소비자에게서 발생한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오면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곳에서만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메이크업 퀵 터치업, 맨즈 브로우 서비스, 홈케어 레슨 등이 있다. 그중 맨즈 브로우 서비스는 남성을 위한 눈썹 관리 서비스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필리핀에서 온 찰스 마리아노씨(29)는 눈썹 정리 서비스를 위해 N 성수 매장을 방문했다. 그는 서비스를 받고 난 뒤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미국에서 온 마델린씨(23·여)는 "산리오 컬래버 팝업을 보려고 일부러 들렀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산리오 협업 제품은 다른 매장에서도 판매하는데 그림 그리기 등의 이벤트(지난 2일 기준) N 성수 매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N 매장에는 웰니스 전문관과 K팝 특화존이 마련돼 있다./사진=김다정 기자

화장품 위주였던 기존 매장과 달리 건강기능식품, 이너웨어 등 웰니스 카테고리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속옷 피팅룸은 올리브영 매장 최초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글로벌 MZ세대를 겨냥하는 K팝 특화존 '케이팝 나우'도 돋보인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일본인 스즈씨(24·여)는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데 앨범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N성수 매장은 총 5개 층의 규모다./사진=김다정 기자

이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또 하나의 이유는 넓은 공간이다. 성수 올리브영은 총 5개층 4628㎡(약 1400평)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루안씨는 "화장품이랑 스킨케어 제품을 사러 왔다"며 "전에 방문했던 명동 매장보다 층수가 많고 넓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성수를 잇는 '다음 장소'는… 기대감 높아져

현재 올리브영은 제2 혁신 매장 개점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지만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다음 장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제2의 혁신 매장 위치로 서울역 등 서울 외에 부산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KTX를 타면 2~3시간 안에 도착하는 대표 관광지기 때문이다.

부산을 세 차례 방문했다는 스즈씨는 "부산엔 N 성수 같은 큰 매장이 없다"며 "주변 친구들도 부산에 여행을 많이 가기 때문에 N 성수 같은 매장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20대 알렉스와 알로이씨도 "경주, 부산, 전주 모두 방문했지만 이렇게 체험형의 큰 매장은 없었다"며 "부산이 관광객이 많으니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인천공항 매장도 기대했다. "출국 전에 체험하고 쇼핑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에도 N 성수 같은 매장이 생기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N 성수 관련 후속 매장 입지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교통 편익이 높은 서울역 인근이나 부산 같은 대표 관광지에 성수 N 매장을 잇는 제2의 혁신 매장이 생긴다면 외국인 수요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