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사 GEM이 미국 체외진단시장 공략을 위해 피씨엘에 500억원을 투입해 2대주주에 오른다. 주식 취득 과정에서 1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이사(왼쪽)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맨해튼에서 크리스토퍼 브라운 GEM 체어맨과 400만주 주식 취득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피씨엘
글로벌 투자사 GEM이 미국 체외진단시장 공략을 위해 피씨엘에 500억원을 투입해 2대주주에 오른다. 주식 취득 과정에서 1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이사(왼쪽)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맨해튼에서 크리스토퍼 브라운 GEM 체어맨과 400만주 주식 취득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피씨엘

체외진단기업 피씨엘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주가도 모처럼 웃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숨에 2대 주주에 오른 글로벌 투자사가 최대 주주까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피씨엘은 전일 글로벌 장기투자 운용사 GEM으로부터 300억원의 투자를 받는다고 밝혔다.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내년 2월까지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GEM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장기투자 운용사로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탈 및 사모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신주 1주당 발행가액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4000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GEM은 약 750만주의 주식을 취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GEM이 지난 15일 김소연 피씨엘 대표와 체결한 주식 400만주 취득 계약과 별개인 것을 고려하면 GEM은 총 1150만주 가량의 주식을 확보하게 된다.

김 대표는 "GEM의 이번 투자는 피씨엘의 성장뿐만 아니라 당사 원천기술인 다중혈액선별기술의 글로벌 진출 등 향후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씨엘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났다. 지난 24일 코스닥시장에서 피씨엘은 전 거래일 대비 180원(4.90%) 오른 3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피씨엘 주가는 GEM이 400만주를 취득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16일 2650원에서 출발해 2920원까지 오르며 이날 하루에만 10.19% 올랐다. 15일 종가(2500원)와 비교하면 9일 만에 54% 급등한 상태다.

피씨엘은 GEM이 약 20%의 지분을 획득해 2대 주주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GEM이 1대 주주에 올라 최대 주주가 변경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5일 피씨엘이 내놓은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살펴보면 GEM은 피씨엘을 통해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구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40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피씨엘의 매각대상 주식 수는 정해져 있지만 매각대상자와 매각 금액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취득방식은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피씨엘이 발행한 총 주식 수는 5152만8708주이며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전체의 59.66%인 3074만2212주다. 김소연 대표는 1529만3148주(지분율 29.6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특수관계법인인 올릭스(413만2665주, 8.02%)와 배우자 이동기 올릭스 대(98만6001주, 1.91%) 등 최대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수는 2078만6496주로 전체의 40.34%를 차지한다.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은 전부 소액주주가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피씨엘은 GEM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식을 사들일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하는데 만약 소액주주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이 여의치 않는다면 김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주식 일부를 매각할 수 도 있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시선이다.

만약 김 대표가 보유한 1529만3148주 중 400만주를 GEM에 매각한다면 김 대표는 1129만3148주, GEM은 1150만주로 1대 주주가 뒤바뀐다. 다만 김 대표가 400만주를 매각하지 않고 GEM이 다른 방식으로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피씨엘 관계자는 "김 대표의 지분은 절대 매각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의 공식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