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견조한 고용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일자리의 질은 오히려 하락하는 양상이다. 고령층 취업자와 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청년층과 경제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의 취업은 지속 감소하고 있어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업자 수는 2869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6만1000명 증가했다. 올 들어 취업자 수 증가폭은 1~2월 연속 30만명대를 기록했다가 3월 17만명대로 줄었지만 지난달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했다. 국내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 이후 지난달까지 38개월 연속 증가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오른 69.6%로 집계돼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참가율(65.0%) 역시 4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6차 일자리전담반(TF) 및 제21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20만명대 취업자 증가세 회복 등 견조한 고용 흐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령별 취업자 수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고령층인 60세 이상에서 29만2000명 증가하며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고령층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달 취업자 수는 마이너스인 셈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취업자 수는 7만7000명 감소했고 청년층을 일컫는 15~29세 취업자도 전년보다 8만9000명 감소하며 각각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40대 취업자 수는 9만명 줄며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국내 40대 인구 중 절반 이상(56.0%)은 가정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다. 이들의 일자리 불안은 가계소득 감소, 소비지출 위축, 내수 악화 등 악순환을 야기해 국가 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시간 근로자도 늘었다. 4월 취업자 수를 취업시간대별로 보면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36만5000명 증가했다. 36시간이 단시간 근로자와 전일제 근로자를 나누는 일반적인 기준임을 감안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임금이나 근무 환경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단기 일자리는 오히려 늘었다는 평가다. 실제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9만4000명 줄었다.
지난달 실업자 수 역시 88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1000명(10.0%) 증가하며 2021년 2월(20만1000명) 이후 3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전체 실업률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오른 3.0%였다.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병환 차관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당면한 민생안정뿐만 아니라 사회이동성 제고를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최근 발표한 '사회이동성 개선방안' 중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 구축 등 일자리 지원 과제들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