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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인근 슈탄슈타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 개막식을 참관하고 있다. 2024.06.15/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새 사무총장으로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57) 총리가 지명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토 32개 회원국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반(反)러시아 진영의 대표 주자인 뤼터 총리를 새 수장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는 총리직에서 퇴임한 뒤 오는 10월 나토 사무총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그의 지명은 오는 11월 미국이 대통령선거를 앞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나토의 결속력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로이터는 지난 2010년부터 13년간 네덜란드를 이끈 뤼터 총리가 미국 및 영국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했으며, 특히 유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가장 능숙하게 상대하는 인물로 꼽힌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이 나토 지도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그를 여러 번 상대해 본 뤼터 총리의 경험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뤼터 총리는 나토 내 반러시아 노선을 주도하며 우크라이나를 아낌없이 지원해 왔다. 그의 주도하에 네덜란드는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와 무인기(드론), 포탄 등을 다수 제공했다.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나토의 가이드라인도 달성했다.
뤼터 총리는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러시아의 전쟁 패배가 유럽의 평화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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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거리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가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2024.06.05/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그의 반러 성향은 2014년 발생한 여객기 격추 사건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네덜란드인 196명이 탄 말레이시아항공 MH1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는데, 러시아제 미사일을 맞고 격추된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뤼터 총리는 지난 4월 의회에서 러시아의 위협을 경고하면서도 "푸틴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며 "나는 그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강한 남자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지난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고 우크라이나 전투기 조종사를 훈련시킬 국제 연합체를 공동으로 이끈 것을 계기로 나토의 새 수장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뤼터 총리는 유럽연합(EU)에서도 활발한 협상가로 활동하며 이민과 부채, 코로나19 대응 등 여러 사안에서 합의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후임이 된 뤼터 총리에 대해 "그는 진정한 대서양 횡단주의자이자 강력한 지도자이며 합의를 잘 끌어내는 사람"이라며 "나토를 좋은 사람의 손에 맡기고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