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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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는 이달 박창훈 신임 대표가 취임한 가운데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생산성과 수익성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복리후생 조건을 더 하면 임금인상률은 4.5%에 달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노사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3.3%(기여율 0.5% 포함) 임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2024년도 임단협 체결식'을 진행했다.


신한카드 노사는 지난해 9월2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했고 이달 9일 가합의, 10일 총투표를 거쳐 5개월 만에 합의점을 도출했다. 전체 조합원 2100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투표율은 92%, 찬성률 약 59%로 집계됐다.

임금인상률은 3.3%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지난해 인상률 2.5%와 비교해 0.8%포인트 올랐다.

복리후생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는 내용 외에 ▲출산 축하금 및 출산·육아 근태제도 개선 ▲의료비 지원 개선 ▲중식대 월 10만원 등이 합의안에 포함됐다.


노조에 따르면 중식대 지원을 감안하면 올해 임금인상률은 총 4.5% 수준이다. 중식대의 경우 통상임금에 포함돼 연월차 보상과 시간외 근무수당, 퇴직금 등에 영향을 모두 미쳐 임금인상으로 볼 수 있다.

박원학 신한카드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여러차례 만남을 통해 이견을 좁혔고 복리후생이 과거보다 개선됐다"며 "통상임금 관련 추가 산입 항목 및 소급기준은 올 1분기 내 완료 합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나머지 카드사들도 임단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공동단체협상(공단협)의 임금인상률은 2.8%(일반직 기준)인 반면 카드사들은 두배가 넘는 임금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7월 직원 전체 평균 임금 인상률 7%,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임금 5.5% 인상과 성과급 300% 수준에서 잠정합의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임단협을 두고 노사가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연봉 1억' 카드사 직원, ROE는 하락

'연봉 1억원' 국내 최대 신한카드 직원의 4.5% 임금 인상 속 1인당 생산성,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은 저조한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신한카드 임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2200만원이다. 2021년 1억1800만원, 2022년에는 1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카드사 8곳(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평균 연봉(1억1500만원)보다 700만원 많은 수준이다.

2023년 신한카드 직원의 1인당 생산성(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직원수)은 5억7610만원으로 ▲KB국민카드(7억6110만원) ▲삼성카드(7억5980만원) ▲하나카드(6억9420만원) ▲롯데카드(6억2410만원)의 뒤를 이었다.

반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에서 신한카드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E는 지난해 3분기까지 9.16%로 KB국민카드(9.96%)와 업계 하위권 하나카드(10.32%) 보다 낮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 둔화 전망에 카드 수수료 인하 가능성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해 우호적인 환경 속에 역대급 실적을 거둔 카드업계에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