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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제제 알리글로를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GC녹십자가 탄저 백신 국산화를 통해 국민 건강 주권 확보에도 나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결단으로 관측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 2분기 매출 4601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25.4% 늘어난 규모다. GC녹십자는 지난해 2분기 매출 4174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거뒀다.
실적 개선 배경에는 알리글로가 자리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3분기 알리글로 초도 물량을 선적한 후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올 2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35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 매출은 지난해 3분기 처음 발생한 뒤 올 1분기까지 GC녹십자 실적에 보탬이 됐다. 이 기간 분기별 알리글로 매출은 ▲310억원 ▲400억원 ▲300억원 등이다.
추가 성장 가능성도 존재한다. GC녹십자는 올해 초 미국 혈액원 확보를 위한 ABO홀딩스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ABO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소재 ABO홀딩스 칼렉시코 혈장 센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를 획득하면서 미국 내 6곳 혈장 센터 모두 FDA 허가를 받게 됐다.
GC녹십자는 혈액원 인수를 통해 원료 확보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안정적인 알리글로 매출 상승 기반을 마련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매출 목표를 올해 1억달러(약 1360억원), 2026년 1억6000만달러(약 2170억원), 2028년 3억달러(약 4080억원)로 설정했다.
GC녹십자의 사회적 책임… 시장 작아도 '탄저 백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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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는 사업적 성과 외에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충실할 방침이다. 탄저 백신 국산화가 대표 사례다. GC녹십자는 최근 질병관리청과 함께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산 신약 39호다. 탄저 백신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GC녹십자는 정부의 필수 비축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리트락스는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게 특징이다. 세균 배양을 통해 만드는 기존 백신은 미량의 탄저균 독소인자가 남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배리트락스의 경우 단백질 항원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관련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재조합 단백질 방식으로 탄저 백신을 개발한 건 세계에서 GC녹십자와 질병청이 처음이다.
GC녹십자는 탄저 백신 사업을 내수 중심으로 진행한 뒤 상황에 따라 수출에 나설 방침이다.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탄저 백신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탄저 백신 국산화를 통해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국가 공중보건 안보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GC녹십자는 기대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제제의 기초부터 우리의 손으로 개발해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만들기 힘들지만 꼭 있어야 할 특수 의약품을 개발하는 등 모두가 외면해 온 분야를 개척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저 백신부터 mRNA 백신까지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