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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I서울보증이 코스피 상장 재도전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몸값을 낮추고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걸었지만 앞선 IPO(기업공개)에서 발목을 잡았던 공모 구조와 실적 악화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다음 달 5~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하고 같은 달 14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2만6000~3만1800원이다. 총공모자금은 1816억~222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조8154억~2조2203억원이다.
2023년 IPO 당시 SGI서울보증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9500~5만1800원이었다.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SGI서울보증은 당시 공모가보다 30% 이상 몸값을 낮추며 이번에는 꼭 상장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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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고평가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구주매출 100%의 공모 구조로 오버행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실적도 3년 연속 악화하고 있는 추세여서다. 최근 시장 한파로 공모주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SGI서울보증의 상장 후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다.
SGI서울보증은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100% 구주매출 구조다. 이번 상장은 투자금 확보를 위한 신주매출 구조의 공모와 달리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상장으로 투자금은 모두 예금보험공사에게 돌아가게 된다.
상장 후에도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에 따른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83.85%(상장 후 기준)의 지분은 1년의 보호예수 기간이 걸려있다. 금융위원회의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 계획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후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향후 2~3년간 SGI서울보증 지분 33.85%를 추가 매각할 수 있다.
구주매출이 끊임없이 발목을 잡자 SGI서울보증이 내건 카드는 주주환원책이다. SGI서울보증은 이번 IPO를 앞두고 지난해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총 주주환원규모 연 2000억원 수준을 보장하며 최소 배당금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상장 후에는 분기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SGI서울보증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책을 실제 이행할 여력이 있느냐는 시각이다. SGI서울보증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4915억원, 2022년 4387억원, 2023년 4164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21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 관련한 오버행 우려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SGI서울보증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통해 오버행 우려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주주환원책을 제시했으나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할 때 대응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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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SGI서울보증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해 주가 변동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실적 역시 올해 금리 안정과 채권 해소 등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는 "주가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보증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의 특성상 고금리와 경기 악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이클에 따라 실적이 움직이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며 "올해 금리 안정과 채권 해소 등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체질 개선과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을 통해 중장기적 성장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손익 방어를 위한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고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재고를 위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며 "핵심역량 강화와 새로운 시장 및 상품 개척이라는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