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손익차등형 펀드 6호인 '한국투자글로벌넥스트웨이브 펀드'를 내놨다. 사진은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 담당.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ETF(상장지수펀드)로 넘어간 고객을 다시 펀드 시장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상품을 내놓은 배경입니다. 후순위 투자자의 15% 손실 우선인식이 이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죠."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 담당은 지난 2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손익차등형 펀드 6호인 '한국투자글로벌넥스트웨이브 펀드'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외에 중국과 유럽, 국내 등 수급이 분산되는 흐름 속 변동성이 적은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핵심은 손익차등형 수익구조로 만들어져 –15%까지 개인 투자자 손실을 막는다는 점이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수익자 그룹이 두 가지로 나뉜다.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자로 나뉘게 되는데, 여기서 선순위는 주로 개인 투자자, 후순위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또는 계열사 등 금융그룹이다. 펀드에서 15% 손실이 났을 경우 후순위가 손실을 15%까지 우선인식해 금융그룹이 책임을 지게 된다.

이익이 발생했을 때는 펀드 수익률이 10% 이하일 경우 선순위와 후순위가 동일한 비율로 수익을 얻고, 10%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선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자가 각각 55:45 비율로 나눠 갖는다.개인 투자자는 수익률 변동성이 낮아져 안정적 투자가 가능해진다.

여러 국가 분산된 투자처… "사모펀드 다변화로 변동성 관리"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 담당이 펀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해당 상품은 목표달성형으로, 7개의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형 사모펀드다. 정해진 시기에 목표수익률을 이루기 위해 가장 적합한 테마에 투자한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투자처는 앞서 나왔던 펀드와 다르게 미국 기업에만 집중되지 않고 여러 국가에 분산돼 있다. 선정된 7개의 사모펀드는 ▲중국핵심기술주 ▲중국경기부양수혜기업 ▲유럽주도방위산업 ▲미국중심제조업 ▲한국수출핵심기업 ▲글로벌가치배당 ▲글로벌소외대표기업 등이다.

최담당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데이터 기반 운용 철학을 강조하면서 이번 펀드의 투자처는 4가지 기준에 의해 선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가지 기준으로는 ▲저평가 ▲이익성장성 ▲각국의 정책 등 모멘텀 ▲수급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 기업 저평가를 예로 들었다. 최담당은 "미국 테크기업에 수급이 집중됐던 최근 몇 년 새 중국 기업의 이익 추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딥시크처럼 중국이 미국 수준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초 이후 중국의 성장성에 포착한 빠른 투자자들로 중국 기업의 주가가 반등했지만 기업의 이익 성장만큼은 아직 멀었다"고 분석했다.

최 담당은 "트럼프 관세 정책 이후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큰 그림으로는 미국에서 흘러나오는 자금 이동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모펀드의 다변화를 통해 변동성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TF와의 차별점에 대해서 그는 펀드매니저로서의 역량을 꼽았다. 최담당은 "ETF는 펀드 유형 중 하나이지만 투자 수단에 가깝다"며 "손익차등형 펀드의 경우 정해진 기간에 목표 수익률을 얼마나 빨리 달성할 수 있는지, 지금 좋은 주제가 무엇인지 운용역들이 더욱 고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TF는 선택한 투자자의 몫이지만 펀드는 매니저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해당 펀드의 운용 기간은 3년이다. 만기 전 수익률이 15%에 도달하면 조기상환한다. 최소 보유기간은 1년이다. '한국투자글로벌넥스트웨이브 펀드'는 손익차등형 펀드 6호째다. 앞서 출시한 1호와 2호는 조기청산이 됐다. 그는 "실제로 올해 연초와 같은 변동성에서도 수익률이 방어가 되는 모습을 보기 때문에 고객들이 편안한 투자를 경험하고 있다"며 "공모펀드 시장에서 이런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을 해 공모펀드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