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의 최초 로고. (출처: Unknown autho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25년 6월 6일, 철도 엔지니어 출신 월터 P. 크라이슬러는 맥스웰 모터스를 인수하며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를 설립했다. 그의 비전은 '가격 대비 첨단 기술'이었다.

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 6'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고, 파워 스티어링, 파워 윈도우, 헤미 엔진 등 당대 최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설립 3년 만인 1928년에는 닷지 브라더스를 인수하며 급성장했다. 이로써 크라이슬러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Ford)와 함께 미국 '빅 3'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일본차의 부상이라는 외부 요인, 과도한 해외 확장과 보수적인 제품 라인업이라는 내부 요인이 겹치면서 크라이슬러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이때 리 아이아코카 회장이 정부 구제금융을 기반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1984년 미니밴 '닷지 캐러밴'을 성공시키며 회사를 극적으로 회생시켰다.

하지만 아이아코카 회장 은퇴 후 크라이슬러는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브랜드 관리 부실과 지나친 비용 절감으로 품질 문제가 불거지며 경영 실책이 누적됐다. 결국 1998년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합병해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탄생했지만, 기대했던 시너지는 없었다. 결국 다임러는 2007년 크라이슬러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며 결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크라이슬러는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2009년 5월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이때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 피아트가 지분을 인수했다. 2014년,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는 합병해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를 탄생시켰다.


2021년, FCA는 프랑스의 PSA 그룹과 합병해 세계 4위 자동차 그룹인 스텔란티스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제 크라이슬러는 스텔란티스 산하의 14개 브랜드 중 하나로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