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상생금융상품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사진은 2023년7월 열린 한화생명 디딤돌 저축보험 출시현장 모습./사진=한화생명

재작년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의 상생금융 주문에 시중에 출시된 7개의 보험상품 중 2개의 상품이 판매중단 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2023년 11월 내놓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아름다운연금보험을 지난 4월1일 부로 판매 중단했다. 당시 신한라이프는 이 전 원장의 상생금융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만 19세부터 39세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연금 개시 시점에 기본 적립액의 최대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특약을 넣어 출시했다.

NH농협생명 또한 지난해 3월 내놓은 소상공인과함께하는NH저축보험(무)을 올 1월 판매 중단했다. 농협생명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기본법이나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서 명시한 소상공인에 5년간 연 5%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저축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른 보험사보다 높은 확정금리를 책정한 저축보험으로 소상공인의 목돈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양사는 상생금융상품의 매달 판매건수가 전체 판매건수의 1%에도 미치지 못 하는 등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유사한 특약을 보유한 신상품까지 나오며 상생금융상품을 유지할 명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판단, 결국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판매 중인 상생금융상품은 대출안심보험(삼성생명), 디딤돌저축보험(한화생명), 청년저축보험(교보생명), 사이버사고보상보험(삼성화재) 등 총 5개다.

해당 보험사들은 재작년 3월부터 시작한 이복현 전 금감원장의 상생금융정책 동참 지시에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특화상품 출시로 호응했다.


그러나 상생금융상품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대부분의 상생 보험은 저축보험인데 저축보험은 대체로 보험설계사에게 돌아가는 판매 수수료가 없다.

이에 설계사들도 적극적인 영업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경제적 취약 계층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보험 가입 자체가 새로운 지출을 유발하면서 취약계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 개발에는 6개월 이상 소요되는데 (정부 압박에) 급하게 만들다보니 일부 저축보험 경우 은행 상품보다 더 조건이 불리하기도 했다"며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