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베테랑 이일희(37)가 톱랭커들이 대거 출격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다.
이일희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8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엘리자베스 조콜(미국)과 동타를 이룬 이일희는 첫날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이일희의 첫날 선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는 2013년 퓨어 실크 바하마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잊혀진 이름'에 가까웠다.
2017년까지 활발하게 LPGA투어 대회에 나섰던 그는 이후 성적 부진 등으로 급격히 대회 출전이 줄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LPGA 정규 투어 출전이 27번에 그쳤고, 이 기간 '톱10'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도 지난달 US 여자 오픈이 유일한 출전이었는데 컷 탈락으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오랜만에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은 이일희는 1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톱10'에만 진입해도 2016년 9월 레인우드 클래식(공동 9위) 이후 무려 9년 만의 성과다.

이일희는 이날 '몰아치기'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반 3번홀(파5)부터 5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았고, 8번홀(파4)부터 10번홀(파4)까지 다시 3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13번홀(파4)에선 이날 경기 유일한 보기로 오점을 찍었는데, 막판 16번홀(파4)부터 18번홀(파5)까지 다시 버디를 쓸어담으며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L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이일희는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대 같은 건 없다"면서 "그냥 골프를 치는 것일 뿐이다. 나가서 즐기는 게 내가 하는 전부였다"고 했다.
이날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이븐파 71타 공동 65위, 랭킹 2위 지노 티띠꾼(태국)도 3언더파 68타 공동 20위에 그쳤다.
지난주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마야 스타르크(스웨덴)는 1언더파 70타 공동 48위다.
이일희 외의 한국 선수들은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세영(32)과 이정은5(37), 주수빈(21)이 3언더파 공동 20위, 임진희(27)와 강혜지(35)가 2언더파 공동 34위에 올랐다.
고진영(30)과 윤이나(22)는 1언더파 70타 공동 48위를 마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