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신용대출금리를 6개월 만에 10%대 아래로 내렸다./사진=미래에셋생명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권에 대출금리 상승 속도 조절을 주문한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6개월 만에 신용대출금리를 10% 아래로 인하했다.

제1금융에서 대출이 막혀 제2금융권으로 몰려드는 풍선효과에 기댄 보험사의 이익 추구를 경계하는 금감원 압박에 대출 금리를 내린 것이다.


9일 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의 무증빙형 신용대출금리는 9.34%로 전월(10.17%)보다 0.83%포인트(p) 떨어졌다.

미래에셋생명의 신용대출금리가 10%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8.92%) 이후 6개월 만이다.

미래에셋생명 신용대출금리는 지난해 11월 10.15%로 10%대를 돌파한 이후 12월엔 10.07%, 올해 1월 10.40%, 올해 2월 10.23%, 3월 10.17%로 5개월 연속 10%대로 생보사 중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신용대출채권 잔액은 4420억8700만원으로 생보사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 자체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에셋생명이 대출 금리를 내린 것은 취약 차주를 관리하라는 당국 압박을 의식해서다. 올해 3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아 취약차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앞서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25일 기준금리 인하 직후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그간의 금리인하 효과가 우리 경제 곳곳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며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 지난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파급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보험사들의 신용대출금리는 지난달 하락세에 진입한 모습이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11개 보험사 중 흥국화재를 제외한 10개 보험사 금리는 모두 하락했다.

신용대출은 보험사가 취급하는 대출 이자 수입원 중 하나다.

보험사 신용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고객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보험사는 금융채, 국고채,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신잔액코픽스 등 회사별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산출한다.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변동될 때 빠르게 대출 금리에 반영하는 반면 보험사는 공시이율, 회사채 금리, 국고채 금리 등 여러 지표를 기준금리로 삼는다.

특히 공시이율은 시중금리를 반영하지만 변동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금리 조정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서 생보사가 취급하는 가계대출(신용·보험계약대출) 비중은 70%, 손보사가 취급하는 비중은 30%로 추산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제공됐던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2023년 9월 종료되면서 상환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며 "당국 기조에 맞춰 당분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