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5조원 가까이 늘었다. 올 들어 최대 증가 폭이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8조812억원으로 전월(743조848억원)보다 4조9964억원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93조6616억원으로 직전 달(589조4300억원) 대비 4조2316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지난 1월 1조5137억원 ▲2월 3조3835억원 ▲3월 2조3198억원 ▲4월 3조749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신용대출도 가계대출 증가에 한몫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3145억원으로 전월(102조4931억원)보다 8214억원 늘었다. 전월 8868억원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8000억원대 증가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1.5% 가산금리를 적용해 한도를 줄인다. 연봉 1억원 직장인의 대출 한도는 약 3000만원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 8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직전에도 하루 만에 1조5881억원의 주담대가 몰린 바 있다.

토허제 해제 영향도 컸다. 통상 주담대는 신청일로부터 한두 달 뒤 시행하는데 그 특성상 토허제 해제 후 재지정 기간 사이에 신청한 대출이 집행됐다.

토허제 재지정 이후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은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반면 전국은 하락 전환(0.00%→-0.02%)했다. 서울은 5월 1~4주간 매주 상승했다. 첫째 주 0.08%, 둘째 주 0.10%, 셋째 주 0.13% 등 매주 상승하면서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강남 3구가 0.30% 이상 상승하며 증가를 이끌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있는 양천구도 0.31% 올랐다.

대출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려가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평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3.98%로 올해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3% 중반대까지 떨어지면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