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한국 시각)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의 남녀 주연 배우 헬렌 제이 셴(Helen J Shen)과 대런 크리스(Darren Criss)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한국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K 뮤지컬 역사에 새 역사를 쓴 가운데, 이 작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윌휴' 콤비로 알려진 윌 애런슨(44) 작곡가와 박천휴(42)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윌휴' 콤비는 2014년 스토리를 구상했고, 비영리단체인 우란문화재단의 창작 지원 사업으로 본격적인 개발 작업이 이뤄졌다. 우란문화재단 내부 리딩 공연과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을 거쳐 2016년 12월 300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 DCF 대명문화광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초연을 선보였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품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을 동시에 만들었다. 한국에서 초연을 선보이기 전인 2016년 10월 뉴욕에서 영어 버전 낭독 공연을 진행했고, 이를 본 '토니상 다관왕'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드와 연결돼 브로드웨이 진출에 물꼬가 트였다. 이후 지난해 10월, 1000석 규모의 뉴욕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 무대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국내에선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7년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지컬상·음악상·연출상 등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고, 2018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선 6관왕을 차지했다. 팬들 사이에선 '어햎'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지난해 다섯 번째 시즌까지 선보였다.


9일 오전(한국 시각)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음악상(Best Score)과 각본상(Best Book of a Musical)을 받은 박천휴(왼쪽)와 윌 애런슨이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수영 기자

제작사는 공연마다 몇 차례 변화를 겪었다. 초연은 대명문화공장과 네오 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했으며, 재연은 대명문화공장과 더 웨이브가 함께 맡았다. 이후 삼연부터 오연까지는 CJ ENM이 제작을 담당했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진행 중인 공연은 해외 제작사 측에서 판권을 확보해 현지 상황에 맞게 제작됐다. 연출은 마이클 아든이 맡았고, 남자 주인공 '올리버' 역은 미국 배우 대런 크리스, 여자 주인공 '클레어' 역은 중국계 미국 배우 헬렌 J.셴이 각각 맡고 있다. 마이클 아든과 대런 크리스는 이번 토니상 시상식에서 각각 연출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브로드웨이 공연에도 투자한 NHN링크는 현재 '어쩌면 해피엔딩'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10주년 기념 국내 공연의 제작사로 나설 예정이다. NHN링크에 따르면, 10주년 공연은 오는 10월 30일부터 2026년 1월 25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