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이 96.5%로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매각률은 여전히 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 비율)이 빠르게 회복했지만 매각률은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매각가율은 평균 96.5%로 2022년 6월 103.0%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113.7%) ▲성동구(108.5%) ▲중구(108.4%) ▲영등포구(107.2%) ▲강남구(103.4%) ▲광진구(103.0%)에서 매각가율이 100%를 넘어 감정가보다 높은 낙찰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고점 대비 가격 안정에 대한 인식과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입지 경쟁력이 있는 매물에 대한 응찰 수요가 유입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매각률은 평균 40%대에 그쳤다. 전체 경매 물건 10건 중 6건은 유찰됐다는 의미다. 가격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여전히 일부 매물에만 응찰하고 있다.


서울 최고 매각가율인 113.7%를 기록한 마포구의 매각률은 14.8%에 불과했다. ▲용산구(14.3%) ▲송파구(16.7%) 등도 유사한 흐름이다. 이는 ▲강남구(66.7%) ▲종로구(100%)가 높은 매각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매각가율이 빠르게 상승하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낙찰로 이어지는 매각률은 여전히 낮아 매물 간 온도차가 뚜렷하다"며 "입지와 조건이 우수한 일부 매물에서는 감정가를 초과한 낙찰도 있지만 대부분의 수요자는 가격과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며 신중한 응찰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경매는 일반 매매보다 사전에 따져볼 요소가 많다.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의 권리관계, 실제 거주 여부, 명도 가능성 등 낙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 매각가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경쟁일 치열하거나 투자 가치가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김 랩장은 "개별 물건의 조건과 잠재 리스크를 꼼꼼히 따져보는 접근이 필수"라며 "특히 매각가율이 낮고 일부 매물에서만 높은 매각가율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선별해 판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 변화, 공급 확대 여부, 규제 완화 등 새 정부의 정책 변수들이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보며 움직이는 신중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