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롯데리아 계엄 모의를 주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 기록이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이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사진=뉴스1

경찰이 비화폰(보안 휴대폰) 서버 복구 과정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 기록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9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관계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비화폰과 관련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사용한 비화폰 기록도 삭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 기록 삭제 시점을 비상계엄 선포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5일로 보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기록이 삭제되기 전날인 같은해 12월4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사용하던 비화폰을 반납했다. 경찰은 노 전 정보사령관이 비화폰을 반납하는 과정에서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보고 원격 삭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초기화된 비화폰은 대통령경호처가 보관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정보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실제로 사용할 것을 알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화폰을 지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지급했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노 전 정보사령관은 경기 안산시의 롯데리아 매점에서 구삼회 전 육군 제2기갑여단장,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팀장과 만나 12·3 비상계엄을 사전 논의했다. 김 전 장관을 도와 계엄 포고령을 작성한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구 전 여단장이 작성한 메모에는 '선관위' '명단' '확보' 등의 단어가 적혔다. 노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인사가 적혀있었고 "수거" 등 문구도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보안 문제로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 그랬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기록이 삭제된 것을 확인하고 누가 지시했는지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