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는 가운데 손해율이 극심해진 손해보험사의 입장에선 한시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은 광주 서구 무진대로 일대에서 차량들이 서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자동차보험료가 5년 만에 오른다. 지난 4년간 이어진 보험료 인하로 손해율이 높아진 손해보험사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5개 대형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차보험료 인상률이 최대 1.4%로 확정됐다.


다음달부터 삼성화재(11일)와 현대해상(16일)은 1.4%, DB손해보험(16일), KB손해보험(18일), 메리츠화재(21일)는 1.3%를 인상할 예정이다.

앞선 5개 손보사가 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다른 곳 역시 유사한 수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한화손해보험은 다음달 21일부터 1.2%, 롯데손해보험은 오는 3월1일 1.4%를 올린다.

손보사의 차보험료 인상 결정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2021년 당시 차보험료 동결 이후 2022년 최대 1.4%, 2023년 최대 2.5%, 2024년 최대 3.0%, 2025년 최대 1.0% 등 4년 연속 보험료가 인하됐다.


그간 금융당국은 상생·포용금융 차원에서 손보사 측에 보험료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올해 보험사 손해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1%대 인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회사별 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삼성화재 86.6% ▲현대해상 86.5% ▲KB손보 86.4% ▲DB손보 85.4% ▲메리츠화재 85.3% 등 순이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4개 대형사 누적 손해율만 놓고 보면 86.2%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p) 상승했다. 업계에선 손해율 80%를 차보험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한다.

차보험 '적자구조'… 근본적인 체질개선 시급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실적 역시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5년 3분기 보험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내 31곳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6조4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했다. 이 기간 자산운용이익 등으로 투자손익이 8808억원 늘었으나 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2조747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의 경우 6.3% 증가한 93조9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보험(7%), 일반보험(4.2%), 퇴직연금(16.9%) 등은 판매가 개선된 반면 차보험(-1.8%)은 줄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차보험과 관련해 최대 7000억원 수준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차보험은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p 상승할 때마다 최대 18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차보험 적자 원인으로는 ▲계속된 보험료 인하 ▲정비요금·수리비 등 상승 ▲한방병원·경상환자 치료비 증가 등이 꼽힌다.

이번 차보험료 인상 결정으로 손해보험업계는 한시름 놓았으나 경상환자 과잉치료 등 체질개선은 여전히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손해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5년 만에 인상은 분명 보험사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근본적인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선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정수급을 줄이기 위한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구조를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