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9년 6월 11일, 미국 영화계의 거대한 별이자 서부 영화의 상징이었던 존 웨인이 오랜 암 투병 끝에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07년 아이오와주 윈터셋에서 태어난 존 웨인의 본명은 매리언 로버트 모리슨이다. 그는 USC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했다. 영화계에 발을 들인 후 소품 담당자나 엑스트라로 일하던 그는 1930년 라울 월시 감독의 영화 '빅 트레일'에서 주연을 맡으며 '존 웨인'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존 웨인의 경력은 미국 서부 영화의 황금기와 궤를 같이했다. 1939년 존 포드 감독의 걸작 '역마차'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후 수많은 서부 영화에서 정의롭고 강인한 카우보이, 군인, 보안관 등의 역할을 맡았다. '레드 리버', '수색자', '리오 브라보', '알라모' 등 그의 출연작들은 서부 영화의 전설로 남아 있다. 특히 '진정한 용기'에서는 루스터 코그번 역으로 1970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 또한 인정받았다.
존 웨인은 미국 문화와 정신의 상징이었다. 그의 스크린 속 이미지는 용기, 애국심, 그리고 독립성이라는 미국적 가치와 밀접하게 연결됐다. 그는 강인하고 흔들림 없는 캐릭터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시대에 미국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겼다.
그는 스크린 밖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인물이었다.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이자 보수주의자로 베트남 전쟁을 지지하는 등 정치적 발언에도 적극적이었다. 때때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존 웨인은 말년에 폐암으로 고통을 받았고, 핵실험이 진행된 사막 인근의 촬영지에서 방사능에 노출된 후 암으로 사망했다. 그는 서부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미국적 영웅의 전형을 제시해 수많은 후배 배우에게 영감을 줬다. 사망 이후에도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미국 영화와 문화에 깊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