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대신증권이 한화오션에 대해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내 현지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그룹 차원에서는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 확대를 추진하면서 북미 해양방산 공급망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한화오션은 SHIPS법 재도입과 미국 해군 상선 250척 건조 계획 등 산업정책 변화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미국 조달시장 특유의 '현지 생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 입지를 확보한 점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한화그룹은 미국 방산 조달시장 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최근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Austal)의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투자법인 HAA는 전날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오스탈 지분 19.9% 취득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이제 남은 절차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의 승인이다.

오스탈은 미 해안경비대 경비함(약 33억달러)과 미 해군사업(약 1.5억달러)을 포함한 방산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최근에는 미국 잠수함 모듈 공급도 일부 수주한 상황이다. 향후 한화오션의 강점인 잠수함 건조와 오스탈의 기술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HA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40%, 60%를 출자해 만든 투자법인이다. 이미 오스탈 지분 9.91%를 장외 매수한 데 이어 추가 9.9%를 TRS(총수익스왑) 방식으로 확보 중이다. FIRB 승인 시 TRS를 지분으로 전환해 총 19.9%까지 늘릴 수 있고 이후 20% 이상 확대 시 의무공개매수 요건도 충족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인수했다. 이 조선소는 미 해군 전용시설을 민간이 인수한 곳으로 현재는 상업선, 훈련선(NSMV), 유조선 등을 건조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대형 선박을 연속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민간 조선소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한 NSMV 2척을 건조 중이며 향후 예비함대 보조함, 수송함, 군수지원함, 프리깃함 등 다양한 군수 선박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간 2~3척의 대형 선박 생산이 가능하며 한화오션은 설비 자동화와 인력 재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필리조선소는 존스법 요건을 충족하는 전략적 자산"이라며 "미국 방위산업 리쇼어링 정책과도 부합"한다며 "보수 정치권이 지지하는 '한·미 합작 공급망 모델'에 있어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