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을 앞두고 퇴사를 결심한 은행원 아내에게 '전업 주부해서 좋겠다'며 비아냥거린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 악화로 큰 수술을 앞두고 퇴사를 결심한 아내에게 '퐁퐁남'을 언급하며 비아냥거린 남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아파서 직장 그만뒀다고 퐁퐁남이랍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9년 차 은행원이자 30대 중반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자궁 질환으로 인한 개복 수술을 앞두고 다음 달 퇴사를 결정했다.


A씨는 "결혼한 지 1년 조금 넘었다. 결혼 전에도 제가 자궁에 혹이 있고 선근증도 심해 생리통은 물론이고 생리 기간에 굉장히 힘들어했다"며 "최근 산부인과 갔더니 큰 병원에 가서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혹여 임신이 안 되진 않을까 직장생활에 지장이 있진 않을까 늘 신경 써야 했던 A씨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호르몬 조절 문제까지 생겼다.

이어 "온종일 쉴 새 없이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대화 도중 배가 아픈데 티도 못 내고 진통제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화장실도 눈치 보며 가야 하니 너무 괴롭더라"며 다음 달 퇴사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친정 부모님은 "당장 내일이라도 나와라. 네 몸이 먼저지 직장은 또 구하면 된다"고 그를 위로했다.

문제는 남편 반응이었다. 남편은 "수술 잘 마치고 와서 푹 쉬어라. 이제 살림해서 좋겠네?"라고 말했다. 이어 "바라던 거잖아. 물론 몸은 걱정되는데 요즘 여자들이 바라는 거 아니야? 전업주부"라며 '퐁퐁남'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장난쳤다. '퐁퐁남'은 경제적 부담을 전담하는 남편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A씨는 "저도 직장을 그만두는 게 속상하고 자책감도 드는데 제 마음도 모르고 장난치더라. 남편이 예전에 시어머님이 많이 아프시다고 할 때도 '알아서 잘 챙기라'며 공감 능력 제로인 모습을 보인 적 있다"며 "성실하고 착한 거 같아 결혼을 결심했는데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너무 실망스럽다. 속상해하는 제 옆에서 휴대전화로 동네 맛집 검색하더라. 이러면 안 되는데 어차피 집도 제 명의로 되어 있으니 수술 전에 이혼하고 내쫓아버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배우자에 대한 존중이 없다" "큰 수술을 앞둔 상황에 '전업주부라서 좋겠네' 말이 나오냐" "잠깐 휴직계 쓰면 될 것 같은데 직장을 왜 굳이 그만두냐" "결혼이 아닌 계약 관계 같다" "남편이 이상한 건 맞지만 인병휴가 나올 테고 은행에서 병원비 다 나올 텐데 퇴직하고 수술을 받는다니"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