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은퇴식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4/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은퇴식으로 '야구선수'로서 마침표를 찍는 추신수(43)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이 "행복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평생 할 줄 알았는데, 어느덧 내게도 은퇴식을 진행하는 날이 왔다"며 "2년 전 (이)대호의 은퇴식을 보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 그래서 그렇게 긴장하거나 아쉬운 기분은 아니다.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구하면서 정말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마무리할 때도 박수받으며 떠날 수 있어 34년 야구 인생의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SSG에서도 4년밖에 안 뛰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신경 써줄 필요까지 없는데, 짧게 활동한 것 치고 정말 잘 챙겨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추신수 보좌역은 선수 시절 역대 한국 야구 최고의 야수 중 한 명이다.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미국 무대로 진출한 추신수 보좌역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했다.

추신수(오른쪽)는 2022년 SSG 랜더스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이후 그는 2021년 SSG로 이적해 지난해까지 네 시즌을 뛰며 439경기 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OPS 0.812 성적을 냈다. 2022년에는 SSG의 통합 우승에 일조하며 프로 첫 우승을 경험했다.

SSG는 이날 경기를 추신수 보좌역 은퇴식 기념으로 진행한다.

SSG 선수단은 추신수 보좌역의 선수 시절 등번호인 17번이 새겨진 은퇴 기념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 야구장을 찾은 모든 관중에게는 'CHOO 17' 문구가 새겨진 스페셜 응원 타월을 제공한다. 경기 종료 후에는 추신수 보좌역 은퇴식이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펼쳐진다.

추신수 보좌역에게 은퇴식이 특별한 이유는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그러나 이날 SSG랜더스필드에는 입장권 2만3000장이 모두 판매돼 만원 관중이 자리했다.

추신수 보좌역 가족도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아내 하원미 씨가 시구를 했고, 딸 추소희 양은 시타를 맡았다. 시포는 추신수 보좌역의 몫이었다. 미국에서 야구 선수로 활동하는 두 아들도 필드에 나와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미국에서 하지 못한 걸 한국에서 다 한다"며 활짝 웃었다.

추신수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은퇴식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4/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은퇴 기념 유니폼이긴 해도 모처럼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 보좌역은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마지막 경기를 뛰는 날에는 마지막 유니폼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며 "그때와 오늘은 다르다. 축복받은 느낌이다. 많은 선수가 내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게 매우 영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추신수 보좌역은 이날 '특별 엔트리' 등록과 함께 짧게나마 선수로 필드를 밟는 방안을 거부했다.

그는 이에 대해 "오늘 선발 등판하는 김광현이 '특별 엔트리로 등록해서 타석에 한 번 서는 게 어떤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한 번도 배트도 잡지 않았다. 그냥 하기 싫었다. 이제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나 욕심은 없다"고 밝혔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의 추신수. ⓒ AFP=뉴스1

그런 추신수 보좌역에게도 거의 유일하게 남은 미련은 메이저리그 팬들과 하지 못한 마지막 인사다. 전 소속팀인 텍사스가 오는 8월 23일 클리블랜드와 홈 경기 때 추신수 보좌역을 시구자로 초청한 것.

그는 "메이저리그를 떠난 지 꽤 됐는데 텍사스에서 이렇게 나를 기억해주고 초대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그래도 내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나쁘지 않게 살아왔다고 새삼 다시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