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K리그2 '2강'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만난다. K리그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감독 간 불꽃 설전'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이라 더욱 흥미롭다.
수원과 인천은 15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1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1에서 잔뼈가 굵었던 두 팀은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줄곧 상위권을 질주, 1부 복귀를 노리고 있다. 인천은 12승2무1패(승점 38)로 1위, 수원은 9승4무2패(승점 31)로 2위다. 인천은 10승2무, 수원은 8승4무로 두 팀 모두 최근 12경기 동안 패배가 없는 무서운 상승세다.
인천이 이기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수원이 이기면 두 팀 승점 차이는 4점으로 좁혀져 다이렉트 승격 티켓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된다.
마침 15일엔 K리그1 경기도 없어, 웬만한 K리그1 팀 규모와 맞먹는 두 팀의 대결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두 팀의 만남은 사령탑들의 설전으로도 이목을 끈다.
지난 3월 1일 두 팀은 K리그2에서 처음으로 만났는데, 당시 인천이 1명, 수원이 2명 퇴장당하는 변수 속 인천이 2-0으로 이겼다.
경기 후 변성환 감독은 아쉬움에 눈물까지 흘리며 "붙어보면 현장에서 느끼는 감이 있다. 퇴장 전까지 우리가 더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퇴장 당하는) 사고 없이 11대11로 붙으면 누가 더 강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를 전해 들은 윤정환 감독은 "퇴장이 없을 때도 수원은 유효 슈팅이 없었다"면서 "이번엔 우리가 이겨서 다른 할 말은 없다. 다음에 한 번 더 붙은 뒤에 누가 더 나은 팀인지 말씀드리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두 팀이 1·2위로 나란히 질주하면서 감독들의 입씨름은 계속됐다.
변성환 감독이 6일 성남FC전에서 종료 직전 터진 극적 골로 이긴 뒤 "(인천의 다음 상대인) 부천이 인천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우리의 극적 승리가 인천에 압박감을 줄 것이다. 그들도 우리가 신경 쓰일 것"이라며 견제했다.
변 감독은 8일 인천과 부천의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구장을 직접 찾았는데, 바람과는 달리 인천의 1-0 승리로 끝났다.
윤정환 감독은 "변성환 감독이 계속 우리 이야기를 한다. 자신감을 존중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물론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난 쑥스러워서 그런 말은 못 한다. 아마도 변성환 감독이 우리가 좋아서 그러나 보다"라면서 맞받아쳤다.

K리그에서는 유럽처럼 감독 간에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발언을 듣는 게 쉽지 않다. 대부분 속내를 꼭꼭 숨긴다.
하지만 이번 시즌 K리그2 최고의 라이벌 팀이자 승격을 위해 서로를 반드시 넘어야 하는 두 팀의 관계는 양 팀 감독을 '싸움꾼'으로 만들었다.
두 사령탑의 솔직한 발언으로 맞대결 열기는 더 타오른다. 13일 기준 이미 원정석을 포함, 수원월드컵경기장 1층은 전 좌석이 매진됐다.
두 팀이 K리그2에서 처음 만났던 지난 3월 인천에서 1만8173명의 K리그2 역대 관중 기록이 쓰였는데, 지금 흐름이면 두 팀이 다시 기록을 쓸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