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에 구축한 가스터빈 전용 시험장에서 정격부하 성능시험 중인 380MW급 가스터빈 전경.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정책적 뒷받침 속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발전 설비와 공사 수주가 확대되는 한편 해상풍력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도 정부의 관심 속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력 수요 힘입어 가스터빈 인프라 수주 릴레이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용 가스터빈 공급 기회도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수천 대의 서버가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 만큼 전기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가스터빈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4년 63.4GW에서 2029년 112.3GW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관련 인프라 수주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올해만 총 5건,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가스복합 발전소 건설 사업을 따냈다. 지난 2월 카타르 피킹 유닛(2900억원)을 시작으로 3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루마1, 나이리야1(약 2조2000억원), PP12(약 8900억원) 프로젝트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이달에는 베트남 최대 국영기업인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그룹(PVN)과 9000억원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현지 발전소 건설 전문회사 PECC2와 컨소시엄을 맺고 계약에 성공, 앞으로 주기기 공급·건설·시운전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자체 개발 380MW급 가스터빈이 정격부하 성능시험을 통과한 게 대표적이다. 해당 시험은 최종 조립된 가스터빈을 실제 발전소와 같은 조건에서 최대 속도와 출력으로 운전해 성능·안정성을 점검하는 절차다.

시험에 성공한 모델은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의 출력(380MW)·효율(43%) 등을 갖췄다.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모두 활용하는 '복합발전'으로 운용할 경우 출력은 570MW, 효율은 63%로 각각 늘어난다. 여기에 국제 환경규제까지 충족하면서 향후 해외시장 확장도 본격화될 거란 예상이다.

정책 특수도 탔다…해상풍력·SMR로 성장 활로 '다각화'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해상풍력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남·서남해·제주를 해상풍력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올해 2월 국회 문턱을 넘은 해상풍력특별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정부 정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될 거란 분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유일한 국산 터빈 제조사로서 시장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엔 독일 지멘스가메스사와 협약을 맺고, 창원공장 내 14MW 해상풍력발전기 제조 공장 및 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설계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SMR 육성 특별법'을 발의한 것 역시 호재다. 법안에는 SMR 기술 연구 촉진 및 지원 관련 조항과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한 법률적 토대 구축 내용이 포함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미국 1위 SMR 설계회사 뉴스케일파워가 진행하는 SMR 건설 사업에 원자로·증기 생성 기관을 비롯한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가스터빈 사업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당사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