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된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 주가가 10.12% 급등하자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전 거래일 대비 22.94달러 상승한 248.55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마이크론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AI 거품론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026년 1분기 기준(2025년 9월~11월)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한 136억4000만달러(약 20조1653억원)를 기록했다.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영업이익은 64억1900만달러(약 9조4898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시장 전망 대비 매출은 5%를 영업이익은 19%를 웃도는 수치다. 주가도 즉각 반응했다. 현지시각으로 18일 나스닥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실적과 주가 상승은 AI 거품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과대평가 됐단 우려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수요는 급증했다. 제품별로 보면 DRAM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8.9% 늘어 10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NAND는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27억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모두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다.
평균 판매 가격(ASP) 상승이 영향을 줬다. DRAM은 20%가 올랐고 NAND는 15%가 올라 매출을 뒷받침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평균 판매가가 올랐다는 것은 현재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AI 서버 수요 증가가 시장 전반에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고 관측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반도체의 특성은 투자와 생산에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생산 능력은 과거 불황에 익숙해져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마이크론이 생각보다 원가 효율화를 더 잘 이뤄냈고 이익률도 더 좋게 나왔던 점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구조적으로 2027년까지는 공급이 타이트할 것이란 점도 회사의 내년도 실적 개선 전망을 밝힌다"고 내다봤다.
수요 폭증에도 반도체 업체들 공급 여력 부족…"마이크론 실적, 반도체 업황 2026년에도 좋을 것임을 보여줘"
실제로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예상 매출액으로 183억달러~191억달러를 제시했다. 중간값은 187억달러(약 27조6421억원)로 시장이 전망했던 143억달러(약 21조1381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이번 1분기 실적보다 더 오른 수치다. 회사는 2026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를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상향했다.
김선우 팀장은 마이크론의 생산 설비 투자 추세를 주목하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업황 호조에 흥분해 많이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며 "회사는 이를 의식해 급격한 설비 투자 자제(Capex Discipline)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이크론은 히로시마나 대만 공장의 일부 HBM 공정 등에서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긴 하나 업황 전체를 뒤바꿀 정도는 되지 못한다. 또 전문가들은 2026년 지속될 공급 부족이 점차적으로 생산 설비 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라 봤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는 마이크론이 급격한 설비 투자 자제를 외치고 있지만 2026년에 들어서면 점점 더 여기에 힘을 쏟게 될 것"이라며 "이런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도 시장도 자금이 쌓이니 투자를 해도 괜찮다고 인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는 결과적으로 2026년 반도체 업황이 상승세를 탈 것임을 보여준다. 이종욱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으로 나타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적어도 2027년 상반기까지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DRAM 분야에서는 누구의 생산 여력이 더 남아있는가 싸움이 되면서 가격과 생산량 모두 상승하는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선우 팀장 역시 "현재는 아직 AI는 거품이 아니다"라며 "현재의 '거품론'은 AI 기술주로 들어가는 유동성, 즉 주가에 대한 우려에 가깝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아직 AI의 수익성을 검증할 데이터센터는 지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AI 수익성이 투자 금액 대비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기는 너무 이르기에 지금은 유동성 우려에 가깝다"고 짚었다.
이어 "2023~25년까지는 HBM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 이익의 80%를 차지했기에 땅따먹기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제조사들이 같이 성장장할 수 있다"며 "현재는 쉬어가는 흐름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 프로젝트와 실적이 구체화되며 주가도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