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북현대의 고공비행이 이어지면서 전주성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는 승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팬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프로 스포츠는 존재 가치가 없다. 팬들이 있어야 선수도 팀도 구단도 있다. 종목을 막론,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들이 성적 이상으로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같이 호흡하는 팬들이 있어야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빛나는 까닭이다.
성적과 팬 서비스는 별개다. 하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지는 것을 바라는 팬은 없다. 언제 어느 때고 '우리 팀'의 승리를 원하는 것이 '우리 팬'의 마음이다. 따라서 성적을 떼놓고 마케팅과 서비스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최근 15경기 무패(11승4무)로 고공비행하고 있는 K리그1 선두 전북현대가 시즌 두 번째 '3만 관중'에 도전한다.
전북은 2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홈 경기를 갖는다. 전북의 앞 글자 '전'과 서울의 단축 발음인 '설'을 합쳐 '전설 매치'라 불리는 빅 매치다.
지난 라운드에서 수원FC를 상대로 전반에 먼저 2골을 내줬다가 후반전 3골을 몰아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전북은 기세를 이어 16경기 무패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더불어 또 한 번의 구름 관중도 기대하고 있다.
전북현대 김상수 홍보팀장은 "20일 오전 현재까지 예매분과 시즌권을 합쳐 2만7천여 장이 팔렸다. 서울 원정 응원단의 규모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다시 한번 3만 관중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전했다. 전북은 지난달 31일 라이벌 울산 HD전에 3만1830명의 관중이 전주성을 가득 채운 바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 10번의 홈경기를 치른 전북은 경기당 1만7194명의 관중을 기록해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2만8000명 가까운 관중들이 경기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 1위 FC서울과는 격차가 꽤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다.
김 팀장은 "아무래도 최근 좋은 성적이 좋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것 같다. 팀이 한창 잘 나갔을 때의 뜨거운 열기가 다시 느껴진다"면서 "특히 지난 라운드 수원FC전에는 평일 경기였는데도 1만1355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오셨다. 마침 그 경기 결과와 내용이 좋았으니 많은 분들이 행복하게 귀가하셨을 것"이라며 성적과 함께 전주성이 달라졌음을 설명했다.
![]() |
2부리그에서 평균 관중 1만명 시대를 열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삼성(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팀 성적이 좋아져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팬들이 늘어나고, 기운을 받은 선수들도 지칠 줄 모르고 승리를 향해 뛰는, 그 승리에 취해 더 관중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K리그1보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2부리그(K리그2)에서도 이상한 숫자가 발견되고 있는데, 역시 '성적'과 관계 있다.
프로축구연맹 자료에 따르면 현재 K리그2 최다 평균관중은 수원삼성으로, 경기당 1만2919명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를 찾고 있다. 2위는 파죽지세 선두 인천유나이티드다. 경기당 1만85명의 응원을 받으면서 13경기 무패(11승2무)를 질주 중이다.
K리그2 14개 구단 중 두 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3000명대 평균 관중이 현장을 찾는다. 3위 전남(5094)과도 격차가 크다. 1부리그 클럽들까지 다 합쳐도 수원과 인천보다 평균 관중이 높은 팀은 4~5팀에 불과하다. 한때 '그들만의 리그'라 불리던 K리그2인데,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선사하자 팬들이 입장권 예매로 화답하고 있다.
K리그2 선두를 달리는 인천과 그 뒤를 쫓고 있는 2위 수원삼성은 맞대결에서 새로운 이정표도 세웠다. 두 팀이 '승점 6점' 경기를 펼친 지난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2만2625명의 양팀 팬들이 함께 했다. K리그2 유료관중 집계 이후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으며 이번 시즌 K리그1 경기들까지 모두 포함해도 전체 11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였다.
왕조 전북현대의 기틀을 마련했던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은 과거 "적어도 홈에서는 3골을 넣고 있어도 4골, 5골을 넣으려 노력해야한다. 팬들 앞에서는 지면 안된다. 무조건 이기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야한다"고 했다.
프로니까 달라야한다. 져도 괜찮은 경기는 없다. 돈을 내고 입장하는 팬들이 가장 갈망하는 서비스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리를 추구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