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2025.5.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겠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발목이 잡히는 가운데 사령탑은 '영웅군단 징크스'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4시간 28분 혈투를 펼쳤지만 5-5로 비겼다.

지난주까지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로 상승세를 타며 선두권을 넘봤던 KIA는 키움과 고척 3연전에서 1승 1무 1패에 그쳤다.

KIA는 올 시즌 키움과 12경기에서 6승 2무 4패를 거뒀다. 두 번 더 이기긴 했지만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다른 팀은 승률(0.289)이 3할도 채 되지 않는 '동네북' 키움을 상대로 3연전 싹쓸이도 거두는데, KIA는 한 번도 스윕을 기록한 적이 없다. 키움이 올 시즌 4승 이상을 거둔 팀은 KIA와 SSG(5승), 두 팀이다.

KIA는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지난 5월 7일 고척 경기에서는 8회초까지 10-3으로 크게 앞섰는데, 8회말 키움에 무려 8점을 헌납하며 역전패했다. 26일 경기 역시 KIA는 연장 10회초와 11회초 얻은 결정적 득점 기회에서 대량 득점에 실패했고,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와 키움의 경기, 6회말 1사 주자 1,2루 임지열이 3점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5.6.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KIA가 키움에 전통적으로 약한 것도 아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에는 키움과 상대 전적이 11승 5패로 크게 앞섰다.

이 감독은 키움만 만나면 꼬이는 이유에 대해 "(상대 순위를 떠나) 경기는 결국 선발 투수 싸움"이라면서 "우리 타자들의 경험이 부족해 잘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이를 너무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너무 깊이 생각했다가 괜히 징크스라고 걱정할 수 있다"며 "키움을 상대로 따내지 못한 승리는 다른 팀과 경기에서 더 많이 가져오면 된다"고 강조했다.

혈투 끝에 무승부를 거둔 것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이 감독은 "만약 연장 11회말 만루 위기에서 실점하고 졌다면 타격이 훨씬 컸을 것"이라며 "투수 김현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 막아줬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와 키움의 경기, 5회초 KIA 공격 무사 만루 상황에서 한준수의 병살타로 2아웃을 잡아낸 키움 박윤성과 최주환이 기뻐하고 있다. 2025.6.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다만 후유증이 남았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비롯해 조상우, 전상현이 연투로 27일 LG 트윈스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불펜 자원이 부족해진 KIA는 투수 김현수와 내야수 황대인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투수 장재혁, 김민주를 콜업했다.

이 감독은 "LG와 맞대결도 중요하지만, 시즌은 길다. 지금은 선수 관리가 우선"이라며 "(불펜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선발 투수 양현종이 잘 던져주고, 타자들도 잘 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