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7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2.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한 번 더 내릴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의사봉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0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5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췄다. 같은 날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통화정책의 초점은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 맞췄다. 한은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미 관세정책으로 수출 타격이 현실화하면서 기준금리를 내려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2%포인트)로 벌어진 데다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어 금리인하를 결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원으로 지난달 말(748조812억원)보다 6조7536억원 늘어났다.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올해 2월(3조931억원), 3월(1조7992억원), 4월(4조5337억원), 5월(4조9964억원)에 이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한 달 새 증가 폭이 1조7572억원이나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금리 인하기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수도권 집값 급등, 가계부채 우려, 정부 재정정책 효과 확인 등을 이유로 금리를 또 한번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한 강경책을 내놨지만 대출 규제가 막 시행된 만큼 정책 효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의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겠다는 의지가 단호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시행된 대출 규제는 맛보기일 뿐"이라며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주택가격이 기준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고려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금통위의 통화정책 관련 논의는 늘 가계부채, 외환시장 등 금융 안정 상황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최근 주택가격 급등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금통위에서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지켜봐야 한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경제 전망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인하 횟수를 2회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올해 1회 이내 인하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는 추경에 따른 재정정책 효과가 극대화되는 8월이 유력하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공조하고 있다는 의미와 당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인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3분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