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4시간 13분 혈투 끝에 '2년 차' 이호준의 개인 첫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말에 터진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이겼다.
시즌 47승(3무 38패)째를 거둔 3위 롯데는 3연패 수렁에 빠진 4위 KIA 타이거즈(45승 3무 39패)와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2위 LG 트윈스(48승 2무 37패)와 격차는 1경기.
이로써 전반기 최소 3위를 확보한 롯데는 10일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두산과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2024년 신인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호준은 프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베테랑 왼손 투수 심재민은 2년 만에 1군 등판 경기에서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거뒀다. 어깨와 허리 부상으로 재활에 힘썼던 심재민은 2023년 10월 9일 LG 트윈스전 이후 63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반면 두산(35승 3무 49패)은 안타 13개와 사사구 9개를 얻고도 결정적 한 방이 터지지 않아 시즌 첫 4연승 기회를 놓쳤다. 두산의 잔루는 17개에 달했다.
두산 신인 내야수 박준순은 개인 한 경기 최다 4안타를 몰아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롯데는 1회말 1사 1, 3루에서 전준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다.
이민석이 2회초 난조를 보여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정수빈의 유격수 땅볼 때 아웃카운트 한 개와 한 점을 맞바꿨다.
계속된 2사 1, 3루의 역전 위기에서는 롯데에 행운이 찾아왔다. 오명진의 안타 타구가 1루 주자 정수빈의 발을 맞혔고,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두산은 역전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고비를 넘긴 롯데는 2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나승엽의 타구를 두산 1루수 김민석이 잡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이어 한태양의 안타와 장두성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고, 전민재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1로 앞서갔다.
이후 2사 2, 3루에서는 박찬형의 빗맞은 타구가 3루 방향으로 데굴데굴 굴러가 1타점 내야안타로 연결됐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6회초 2사 2루-7회초 2사 1, 2루-8회초 1사 2, 3루 찬스를 연달아 놓치며 패색이 짙어 보였다.
그러나 두산의 뒷심이 매서웠다. 9회초 2사 2, 3루에서 강승호가 극적인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강승호의 도루로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이유찬이 적시타를 쳐 역전했다.

롯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9회말 동점을 만들었다. 1사 3루에서 이호준이 1루수 땅볼을 쳤는데, 두산 1루수 강승호의 홈 송구가 부정확하게 날아갔다. 3루 주자 한태양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터치, 4-4가 됐다.
정규 이닝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한 롯데와 두산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팽팽한 균형은 11회말에 깨졌다. 이호준이 11사 1, 2루에서 1루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