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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매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양사가 주가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놨다.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회복에, ㈜신세계는 직접적인 주주환원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이전부터 시장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혀왔다. 주주들의 가치 제고 요구가 지속된 배경이다.
이마트 주가는 올해 1월2일 6만2100원으로 출발하며 5년 전인 2021년 1월 19만1500원과 비교해 67% 이상 하락했다. 2021년 쓱닷컴, 지마켓 등 대규모 인수로 외형은 키웠으나 이커머스 경쟁 심화와 투자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신세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6월 32만7500원을 찍었던 주가는 올해 1월 13만원으로 60% 이상 떨어진 채로 시작했다. 백화점의 견조한 실적에도 면세 사업 부진과 그룹 전반의 투자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두 회사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크게 밑도는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자사주는 소각하고 배당금은 올리고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의 밸류업 전략 핵심은 체질개선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다. 이커머스의 공세와 소비 침체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타필드 마켓'과 같은 신규 포맷을 도입하고 3년간 8개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등 본업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근본적인 실적 개선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마트는 올해 2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2026년까지 2년간 보유 자사주(3.9%)의 50% 이상을 소각할 방침이다. 지난 4월에는 계획의 일부인 약 28만주(1%)를 소각 완료해 현재 2.9%가 됐다. 주당 최저 배당금 역시 기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했다.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는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승부수로 던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자사주 비율(9.09%)을 단 기간에 떨어뜨려 주주들을 달래고 시장의 즉각적인 재평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발표한 중장기 비전에 따라 2025년부터 3년간 매년 보유 자사주의 2%(20만주) 이상을 소각하기로 했다. 올해분은 이미 소각을 마쳤다. 배당 정책은 더 구체적이다. 주당 최저 배당금을 올해 4000원으로 올리고 2027년까지는 현재보다 30% 이상 확대해 5200원 이상 지급할 계획이다.
양사의 이같은 노력에 시장도 반응했다. 최근 3개월 기준 이마트의 주가는 장중 10만원을 돌파했고 신세계도 19만원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이커머스 공습 등 생존을 위한 체력 강화가 시급한 반면 ㈜신세계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며 "남매의 경영 스타일과 각 사가 처한 상황에 맞게 밸류업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