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에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기 전, 붕괴를 우려한 민원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16일 저녁 7시4분쯤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옹벽이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오산에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차 1대가 매몰돼 운전자가 사망하기 하루 전, "빗물 침투 시 붕괴 우려가 있다"는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사고 전날인 지난 15일 오전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오산시 도로교통과에 옹벽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은 "(일부 옹벽의)지반 침하가 발생 중"이라며 "빗물 유입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민원인은 이 도로가 보강토로 조성된 만큼 조속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경고했으며 현장 사진과 주소까지 함께 제출했다.


오산시는 별다른 현장 조처를 하지 않았다. 민원에 대해 "유지보수 관리업체를 통해 긴급히 보강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할 뿐이었다. 시는 민원과 별도로 이미 지난달 정밀안전 점검에서 해당 도로의 포장 면에 반복 하중과 고온 영향으로 변형이 발생했다고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당국이 제때 조치했다면 사망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산 지역에는 64㎜에 달하는 많은 비가 내렸으며 사고 직전인 오후 6~7시 시우량은 39.5㎜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4시쯤 옹벽 위 도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했고, 보수를 위해 차를 옹벽 아래로 우회시켰다. 하지만 이날 저녁 7시4분쯤 오산시 가장교차로 인근에서 높이 10m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던 SM6를 덮쳤다. 이 사고로 SM6 운전자인 40대 A씨가 약 2시간 50여분 만인 밤 10시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