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한 여고에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시험지를 빼돌리기 위해 고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 학부모가 지난 15일 오후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경북 안동의 한 여고에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최근에도 시험지를 받아 시험을 치러왔던 학생이 이번 기말고사 수학 시험에서 40점을 받았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전교 1등을 도맡아 왔던 A양은 지난 4일 훔친 시험지 없이 치른 기말고사에서 수학 40점, 윤리 80점을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대부분 만점을 받거나 실수로 1개 정도 틀리는 학생인데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면서 당황했다. 학교 학부모들은 "그동안 받은 전교 1등 성적이 전부 가짜였던 것 아니냐"며 "밤새우며 열심히 공부한 내 딸은 뭐가 되냐"고 이를 비판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A양을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빼돌린 시험지로 시험을 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양은 "(시험지가 똑같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훔쳐 온 것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1시20분쯤 A양의 어머니 B씨(48)와 기간제 교사 C씨(31)는 학교 교무실에 무단 침입해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내려다 고장 난 경비 시스템이 울려 급히 도주했다. 하지만 다음 날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을 도운 행정실장 D씨를 포함한 3명이 구속됐다.

A양은 중학생이던 2020년부터 C씨에게 개인 과외를 받았고, 2023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C씨는 A양의 담임을 맡았다. 시험지를 빼돌릴 때마다 C씨는 B씨에게 수고비 수백만 원씩을 받아 총 2000만원을 넘게 챙겼다. 학교 측은 지난 14일 학업 성적 관리위원회를 열고 A양에 대해 지난 성적 모두 0점 처리와 퇴학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