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의 여름 휴가가 재난 상황을 이유로 반려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사진은 이 위원장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이 신청한 여름휴가가 반려된 점에 유감을 표했다.

지난 27일 이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재난 기간에 휴가를 신청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휴가 신청이 반려됐다. 직장 생활을 40년 가까이 했지만 휴가 신청이 반려된 건 난생처음으로 적잖이 씁쓸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휴가 신청한 것도, 반려된 것도 기사가 되고 국회의원들이 논평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방통위가 그렇게 중요한 기관이라면 왜 지금 상임위원이 한 명밖에 없어 중요한 안건들을 심의 의결하지 못하고 있냐"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경찰, 공수처 등에 고발된 사건들이 적지 않아 정작 휴가를 실시하더라도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간부들에게 말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당장 뛰어나올 것이라고도 알려뒀다"며 "재난 중 휴가를 갔다면 비난을 달게 받겠으나 재난 중에 휴가 신청을 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프레임 조작이다. 평생 일 욕심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온 나로서는 황당함과 씁쓸할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휴가를 '신청'했다고 비난·비판하는 것은 선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일이 아니다"라며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어봤던 전력이 있는 사람들만 나에게 돌을 던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진숙씨 휴가나 조퇴는 무슨. 그냥 사퇴하고 빵 드시며 푹 쉬시라"며 "종군기자 경력을 겨우 '신세타령'에 갖다 쓰다니 한숨이 나온다. 전 세계 1만2000명 종군기자의 명예훼손 금지"라고 지적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재난 기간에 휴가 신청하는 이진숙 같은 공직자는 필요 없다는 것이 국민의 대의"라고 했고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빵에 목숨 걸어 본 사람답다"고 비난했다.


여러 비판 글에 '빵'이 등장한 것은 이 위원장이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로 빵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이 위원장은 오는 25~31일 휴가를 사용하겠다며 지난 18일 대통령실에 상신했다. 다만 '재난 상황 속 재난 방송을 책임지는 기관장의 휴가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지난 22일 반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