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캔버스엔이 신사업으로 STO(토큰증권발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된 영업적자와 재무건전성 악화로, 관련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실제 사업 등록은 어령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캔버스엔은 지난달 드라마, 영화 등 자사가 가진 IP(지적재산권)와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STO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토큰 발행 및 토큰증권(STO) 관련 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지난 1월 블록체인 전문기업 파라메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캔버스엔의 경우 재무건전성이 취약하고 관련 전문성이 부족해 STO사업을 영위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STO 관련 법안들이 담고 있는 엄격한 요건들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4개 연도 중 3개 연도 적자…본업 경쟁력도 급속 하락

캔버스엔의 최근 4개 사업연도(2021~2024년) 중 3개 사업연도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본업인 드라마 제작 사업의 경쟁력도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억원에 불과하다.

총자산회전율도 2021년 0.9에서 2025년 1분기 0.1로 떨어져 자산 활용 효율성이 극도로 낮아진 상태다.


이로 인해 활동성비율과 안정성비율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유동비율은 2022년 339.1%에서 2025년 1분기 88.8%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재무건정성 악화로 STO사업 등록 요건 충족 가능성 의문

현재 김재섭 의원(국민의힘),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22대 국회에 발의한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들을 종합해보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여 등록해야 하며 ▲건전한 재무상태 ▲전문인력 구비 ▲안정적인 전산시스템 구축 등 까다로운 요건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윤창현 의원 발의안에서는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요건이 명시되어 있어 유사한 수준의 자본 요건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법안들은 대주주에 대해서도 기존 금융기관 수준의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재무건전성 ▲사회적 신용 및 평판 ▲지배구조 투명성 ▲불건전 영업행위 가능성 등이 등록 심사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준 적자를 겪은 캔버스엔이 이러한 자본 요건을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년 적자를 내는 기업이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한다 해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으로 등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STO는 증권 발행 업무로 투자자 보호가 최우선인데, 발행인 자체가 부실하면 본말이 전도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DB투자조합이 캔버스엔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지만 이후에도 재무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신규사업 진출로 인해 4차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2023년말 24.9%에서 올해 3월말 147.%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이달 중 한차례 더 CB(100억원) 발행을 준비 중이다.

실질적인 대주주인 나노캠텍 역시 최근 높아진 부채비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개 사업연도 중 2024년을 제외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1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STO 관련 법안에서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의 대주주에 대해서도 엄격한 적격성 심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주주의 재무건전성뿐만 아니라 피투자기업의 지속적인 손실 구조도 등록 심사에서 부정적 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인력·기술력 부족으로 경쟁력 의문

캔버스엔은 파라메타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주장하지만, STO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자체 전문인력과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신규사업 분야에 채용된 인력은 단 6명에 그쳤다. 더욱이 현재 임원진들은 블록체인 및 STO(Security Token Offering) 관련 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특히 K콘텐츠 IP에서 탄소배출권까지 급속한 사업 영역 확장은 각 분야별 전문성 부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드라마 제작이라는 본업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업에 준하는 STO 사업을 동시에 영위할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다.

한 핀테크 업계 전문가는 "STO는 단순한 토큰 발행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 자금 관리, 유통 감독 등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라며 "본업 경쟁력도 없는 기업이 갑자기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법제화 시기 맞춘 '선점' 전략, 오히려 역효과 우려

캔버스엔은 STO 법제화 시기에 맞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STO 시장에는 이미 대형 증권사와 은행, 전문 핀테크 기업들이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력과 전문성 모두 부족한 캔버스엔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STO 시장이 2030년 36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엄격한 등록요건으로 인해 부실 기업들의 무분별한 진출은 차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오히려 캔버스엔과 같은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에게는 더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캔버스엔 관계자는 "신규사업부 내에 블록체인 전공자를 올해 1월 1일부로 채용하였으며, 같은 달 블록체인 전문 개발사인 파라메타와 블록체인 관련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며 "당사는 sto 법제화를 앞두고 블록체인 관련회사로 브랜딩하기 위해 국내 모 핀테크사와 해당 서비스 제휴를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