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희년 파견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를 8월 3일부터 8일까지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황은 3일(현지시간) 로마 토르 베르가타에서 열린 2025 젊은이의 희년 파견미사에서 이 일정을 전 세계 청년 순례자들에게 공식 선언했다.

이날 미사에는 서울대교구 '1004 프로젝트' 순례단 1000여 명을 포함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청년 순례자들이 참석했다. 한국 순례단은 차기 개최국 자격으로 제단 가까이에 자리해 상징성을 더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강론에서 "희년의 순례 여정을 마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서도, 그 안에서 느낀 기쁨을 간직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의 희망은 예수 그리스도이고, 언제나 그분 안에 머무르자"며 주제성구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이날 미사에는 서울대교구 사제단도 함께 집전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이경상·최광희 보좌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이 동참했으며, 한국 청년이 보편지향기도를 봉헌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미사 직후 교황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는 날까지 함께 희망을 꿈꾸자"고 말하며,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 발언 직후, 한국 순례단은 큰 환호로 화답하며 대회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전날 밤에는 같은 장소에서 밤샘기도(Vigil)가 진행됐다. 각국 청년들은 공연과 기도, 침묵을 통해 신앙의 깊이를 더했으며, 교황은 현장에서 직접 청년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들은 언어는 달랐지만, 신앙으로 연결된 깊은 교감을 체험했다.

서울대교구 1004 프로젝트 소속 박지문 씨(31)는 "교황이 날짜를 공식 발표한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며 "서울에서 열릴 WYD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 한세정 씨(22)는 "낯선 환경에서도 기도 속에서 깊은 평화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발표에 따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로마 희년 순례에서 얻은 청년들의 체험과 세계 교회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서울 WYD를 전 세계 청년 신앙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톨릭 청년행사가 서울에서 열리게 되면서, 한국 천주교계뿐 아니라 국내 문화·관광 분야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와 민간 협력이 병행될 WYD 준비 과정에서 문화와 신앙이 조화를 이루는 성공적 사례가 주목된다.

젊은이의 희년 파견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