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사람을 치고 도주한 차주에 대해 경찰이 뺑소니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진은 인천공항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차에 치이는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인천공항 주차장에서 한 차량이 사람을 치고 도주했으나 경찰이 '뺑소니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대충격. 경찰 조사관은 이게 뺑소니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냥 도망가버렸는데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6월30일 오전 7시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단기주차장 지하 2층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씨는 이날 여행 갔다 돌아온 장인, 장모를 마중 가기 위해 주차 후 걸어서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지나가려는 그때 한 운전자가 불법 좌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A씨를 들이받는 모습이다. 깜짝 놀란 A씨는 양손으로 차를 막았다. 이어 차가 잠시 멈췄고 A씨는 똑바로 서서 앞 유리를 통해 차주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나 차주는 사과 없이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A씨가 막아보려했지만 소용없었다.
[영상] 공항 주차장서 사람 치고 도주했는데… 경찰
인천공항 제1터미널 단기주차장에서 한 차량이 사람을 치고 도주했으나 경찰이 '뺑소니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공분이 일었다. 영상은 주차장에서 한 차량이 남성을 들이받는 모습. /영상=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A씨는 "장인, 장모님이 기다리고 계셔서 모시러 간 다음에 신고 후 병원에 갔다"며 "전치 2주가 나왔다. 가장 충격을 받은 곳은 제 양 손목이다. 왼쪽 다리도 앞 범퍼와 부딪혔다. 가해 차가 도주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뒷타이어에 왼발이 스치듯 깔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A씨는 경추, 허리뼈, 손목 염좌 및 긴장 진단을 받은 진단서를 공개했다.

A씨는 "약도 처방받았는데 나아지질 않았다"며 "제가 지난달 7일에 출국이라 급하게 한의원에 가서 치료받았다. 발목도 염좌 소견을 보였다. 이후 같은 달 25일에 귀국해 현재까지 계속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뺑소니가 아니라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피의자가 사고 사실을 인지해 도주한 것은 맞지만 구호가 필요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도주치상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이게 어떻게 불송치 결정이 난 거냐"며 "한문철 변호사님이 보시기에도 이게 불송치 결정이 나올 만한 사고인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사연을 접한 한 변호사는 "꼭 쓰러져야만, 피를 흘려야만 하냐.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하라"며 "기록이 검사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게 뺑소니가 아니라면 제 상식이 파괴되는 순간이다"라며 "치료받은 진단서, 약 처방전, 한의원 가서 받은 진단서 등 다 첨부해라. 약 처방전도 함부로 버리지 말아라. 이의 신청한 뒤 결과 어떻게 나오는지 알려달라"고 덧붙였다.